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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위기 스페인 확산] 은행·지방정부 부실 뇌관… 구제금융 불가피

■ 구제기금 바닥 스페인 상황은<br>은행권 수혈 밑빠진 독… 추가 공적자금 지원 500억~600억유로 전망<br>올 차환규모 300억유로 지방정부 재정난도 심각


스페인 부동산 버블이 몰고 온 은행권 부실과 지방정부의 재정난이 스페인 위기의 양대 뇌관으로 떠오르며 유럽이 떨고 있다. 올해 만기도래하는 300억유로 규모의 지방정부 부채 문제와 스페인 3대 은행인 방키아의 구제금융 요청으로 불거진 은행 부실채권 문제가 스페인 재정을 압박하면서 결국 유럽 4대 경제국인 스페인을 구제금융으로 몰고 갈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8일 많은 스페인 은행들이 당장 디폴트를 피하기 위해 부동산 시장에 노출된 채권을 숨긴 채 '좀비화'한 부동산 개발업자에 대한 자금 투입을 지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미 1,840억유로에 달하는 부동산채권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거품 붕괴가 몰고 온 스페인 은행 부실화는 앞으로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190억유로에 달하는 방키아의 구제금융 신청은 스페인 위기의 시작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스페인 일간 엘문도는 이날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방키아에 이어 스페인 정부가 은행권에 300억유로에 달하는 자금을 또다시 지원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노무라증권은 부동산 채권 부실화로 은행권의 추가 충당금 규모가 적게는 90억유로 수준에서 최악의 경우 765억유로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이로 인해 은행권에 투입돼야 할 공적자금 지원은 500억~600억유로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문제는 스페인 정부의 재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페인 은행구조조정기금(FROB)에 남은 현금은 50억유로에 불과하다. 정부가 약속한 방키아에 대한 구제금융 190억유로를 충당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스페인 정부는 현금 대신 국채를 방키아에 투입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정부가 방키아 주식을 받는 대신 국채를 은행에 직접 투입하고 방키아가 국채를 담보 삼아 유럽중앙은행(ECB)으로부터 유로화 대출을 받도록 한다는 것이다.

스페인의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6.5%에 육박할 정도로 치솟은 가운데 은행 부실을 해소하기 위해 국채를 새로 발행하기는 비용부담이 너무 크다는 판단에서 나온 궁여지책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스페인 정부가 아직 이 같은 구상을 ECB에 밝히지 않았으며 여전히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다고 전했지만 자본시장의 차입비용이 날로 치솟는 상황에서 자력으로 막대한 자금을 조달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ECB를 활용한 은행 구제안도 한계는 뚜렷해 보인다. 노무라증권의 다라 퀸 애널리스트를 비롯한 시장 관계자들은 이 같은 안이 "리스크를 ECB에 전가하는 것밖에 안 된다"며 이런 단기 대책으로는 방키아 구제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여기에 카탈루냐를 비롯한 지방정부의 재정난도 스페인 위기에 대한 우려를 부추기고 있다. 앞서 스페인 경제의 20%를 차지하는 카탈루냐 주정부는 올해 130억유로에 달하는 부채차환을 지원해달라고 중앙정부에 'SOS'를 요청한 바 있다. 카탈루냐 주정부가 발행한 2013년 만기 채권 수익률은 8.3%로 위험 수준을 이미 훨씬 웃돌면서 지방정부 파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연내 차환해야 할 스페인 지방정부 차환 규모는 300억유로에 달한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중앙정부가 이를 지원할 능력이 없어 보인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스페인 정부가 결국 유럽연합(EU)이나 국제통화기금(IMF) 등에 손을 벌릴 수밖에 없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FT는 금융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방키아에 대한 구제금융은 '스페인이 IMF로부터 4,000억유로의 구제금융을 받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런던 소재 라보뱅크인터내셔널의 올리 버로우즈 신용 애널리스트는 "스페인은 구제금융을 받을 필요는 없지만 문제는 스페인 은행"이라며 "스페인 정부가 스스로의 힘으로 은행 시스템을 재건하기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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