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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디자이너 3인이 말하는 '경쟁력 비결'

"가구 같은 가전 디자인했죠"<br> "소비자 요구 반영… 엄격한 품질기준등 관리 철저" <br>2분기 매출 23% 늘어 브랜드 인지도 제고등 기여


“에어컨의 전면소재(앞부분)를 뜯어 팔팔 끓는 물에 넣습니다. 도색은 벗겨지지 않는지 등 수많은 테스트 과정을 거쳐 삼성 가전제품의 디자인이 완성됩니다.” 반도체ㆍTV 등과 더불어 삼성전자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게 냉장고ㆍ세탁기ㆍ에어컨 등 이른바 가전 3총사다. 생활가전 부문은 금융위기 속에서도 올 2ㆍ4분기에 전분기보다 23%가량 증가한 매출실적을 올리며 브랜드 인지도 제고뿐 아니라 회사 실적개선에도 적잖은 기여를 하고 있다. 생활가전이 선전한 이면에는 제품의 성능 못지않게 독특하고 차별화된 삼성만의 디자인이 한몫을 하고 있다. 주부의 마음을 읽고 최신 경향을 파악해 엄격한 기준을 거쳐 완성되는 삼성의 가전 디자인은 제품에 생명을 불어넣으며 또 다른 부가가치를 창출해내고 있다. 디자인의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 삼성전자 생활가전 디자인그룹에서 허리 역할을 하며 활동하고 있는 디자이너 3인을 만났다. 남연영 책임디자이너, 윤수현 선임디자이너, 심현주 선임디자이너 등이 그 주인공. 남 디자이너는 드럼세탁기, 윤 디자이너는 지펠 퍼니처 냉장고, 심 디자이너는 이른바 김연아 에어컨 디자인 개발에 참여했다. 우선 이들 3인에게 삼성 디자인에 대한 자부심을 물었다. 남 책임디자이너는 “삼성 디자인은 우리 소비자들이 무엇을 바라는지를 잘 반영하고 있다”고 딱 잘라 말했다. 심 디자이너는 “(외국 명품과) 브랜드를 떼어놓고 비교하면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고 전했다. 윤 디자이너 역시 “삼성 디자인은 단단한 이미지에 스마트한 이미지가 가미돼 있다”며 “세계시장에서 입증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디자인의 힘은 매출 등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 생활가전 매출은 지난해 2ㆍ4분기 1조1,100억원에서 올 1ㆍ4분기 1조3,100억원, 2ㆍ4분기 1조6,200억원으로 성장세가 계속되고 있다. 해외시장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시장에서 프렌치 도어 냉장고 점유율은 지난 2008년 21.8%에서 올 5월 28%로, 드럼세탁기는 이 기간 동안 12.0%에서 19.3%로 상승했다. 삼성 디자인에 대한 이들의 자부심은 과장이 아니었다. 에어컨의 전면소재를 뜨거운 물에 넣어보고 세탁기에 아이가 들어갔을 때 문을 열고 나올 수 있는지 등 수많은 품질기준을 거쳐야만 비로소 삼성의 디자인이 탄생하기 때문이다. 디자인의 힘은 다른 곳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이들 3인의 디자이너에게 가전제품은 단순한 기계가 아닌 가구였다. 김연아 에어컨 개발에 참여한 심 디자이너는 “가구의 여성적인 부분을 참고, 여성의 시각에서 에어컨을 디자인했다”며 “이를 통해 ‘크고 날씬하게(Tall & Slim)’ 콘셉트를 적용했다”고 전했다. 특히 에어컨이 기계라는 인식을 없애고 가구처럼 느끼게 하기 위해 바람이 들어가고 나오는 것을 소비자들이 인식하지 못하도록 설계했다. 신모델 덕에 올해 에어컨 성장률은 전년에 비해 25%에 이른다. 드럼세탁기에서도 ‘가전은 가구’라는 개념이 적용됐다. 남 책임디자이너는 “기능 측면에서 폼 나도록 만드는 것뿐 아니라 주부들이 폼 나게 세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남 디자이너는 또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터치 패널 기능까지 덧붙여 주부들의 만족감을 더욱 높였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개념이 적용된 하우젠 버블세탁기는 지난해 8월 출시 이후 8개월 만에 판매량이 10만대를 넘어섰다. 숨은 스토리는 지펠 퍼니처 냉장고도 예외는 아니다. 윤 선임디자이너는 “과거에는 냉장고에서 로고를 떼면 어느 회사 제품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모양이 같았다”며 “주부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주방이라는 공간에서 냉장고 비중이 크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에어컨에 가구 개념을 접목해 돌출된 핸들을 없애는 등 차별화를 이루면서도 10년이 써도 질리지 않은 디자인을 만들어냈다는 설명이다. 가전 3총사가 시장에서 호평을 받은 데는 이 같은 디자이너들의 노력이 숨어 있었다. 가전제품이 놓이는 곳은 집안. 결국 집안이라는 공간과 조화를 이루면서 가구처럼 오랜 기간 사용할 수 있는 그런 가전제품 디자인이 삼성 가전제품에 숨어 있는 디자인 철학이었다. 오전7시에 출근, 오후8시에 퇴근하며 디자인 개발에 몰두하는 그들에게 아이디어 발굴은 늘 따라다니는 숙명이다. 심 선임디자이너는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부동산을 찾아가 방을 보러왔다며 여러 집을 돌아다니기도 한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남 책임디자이너는 “아이디어를 찾으려고 이웃 주부들에게 세탁기에 대해 하도 묻다 보니 세탁기가 고장 났을 때 전화를 걸어오는 이웃도 있다”고 전했다. 세 명 모두 주부로서, 디자이너로서 일과 가정의 조화도 쉽지 않을 듯했지만 이들에게 성은 무의미했다. 가전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 중 여성이 몇 명이냐고 묻자 “10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며 하지만 굳이 여성이 몇 명인지는 알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디자이너에게는 디자이너만 있을 뿐 남자와 여자의 구분은 없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들 3인의 주부 디자이너들은 힘든 과정을 거쳐 삼성 제품과 디자인이 완성된다며 그런 과정을 소비자들이 직접 보게 된다면 더 많은 신뢰를 하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편 삼성은 국내 기업 중 가장 먼저 디자인경영을 도입하면서 삼성디자인학교(SADI), 대학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디자인 멤버십 등 다양한 디자인 인재 육성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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