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책과세상] 한 우물만 파는 애플 위험한 경영 왜?

■애플 콤플렉스 (이병주 지음, 가디언 펴냄)


스티브 잡스는 세계 최고의 하이테크 기업을 이끌었으면서도 컴퓨터 기술에는 문외한이었다. 어떤 이는 오히려 이 때문에 애플이 소비자 입장에서 혁신을 실현할 수 있었다고 분석한다. 그런데 실리콘밸리의 엔지니어 틈에서 자랐으며, 전자기기에 관심이 많아 컴퓨터 동호회에서도 적극적이었던 잡스가 컴퓨터 기술을 몰랐다는 점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여기에는 지고는 못 배기기 때문에 질 걸 알면 아예 경쟁을 피하는 잡스의 성격이 작용했다. 즉 이런 성격의 잡스가 컴퓨터 천재인 워즈니악을 만났기 때문에 컴퓨터 기술을 멀리했다고 추측할 수 있다. 워즈니악이 최고인 엔지니어링 분야를 피해 잡스는 디자인이나 사용자 편의성에 더 큰 관심을 가졌다. 잡스의 이런 기질은 IBM이 호환성과 표준화로 PC시장을 주도할 때 애플이 소프트웨어 호환이 되지 않는 매킨토시를 개발해 독자노선을 택하게 했으며, 기존 제품의 매출이 정체됐을 때 새로운 제품 분야를 개척하게 이끌었다.

책은, 이 같은 창업자의 성향이 반영돼 경쟁을 싫어하는 애플의 경영방식을 비판적으로 파고들면서 현재의 경영방식 변화와 그 미래도 조망하고 있다.

애플은 한 번에 한 제품에만 집중해 왔다. 아이폰 개발 때는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 대부분을 아이폰에 투입해 당시 예정됐던 맥 운영체제의 업그레이드를 몇 달씩 지연시키기도 했다. 애플은 또한 제품별 사업부가 없이 모든 조직이 잡스 밑에 직속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멀티태스킹을 하지 않고 극소수의 제품만 출시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가져왔다.

이런 애플의 '선택과 집중'을 많은 기업들이 모방하려 했지만 저자는 이에 대해 비판적이다. 한 두 제품에 몰두하다 보면 위험을 높일 수도 있다는 것. 위험이 높을수록 수익률이 높아지지만, 그 경우 기업의 존폐가 결정될 정도의 리스크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애플이 위험한 경영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로 책은 스티브 잡스의 개인적 기질을 비롯해 애플의 조직구조, 경영시스템, 애플의 마케팅과 고객 특징 등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그리고 지금의 애플은 거대한 변화를 겪고 있다. 잡스의 후임이자 반대성향의 소유자인 팀 쿡은 애플의 경영방식을 '시장 개척자'에서 '경쟁에 능한 기업'으로 바꿔가는 중이다. 이를 근거로 저자는 "애플의 방식은 스티브 잡스의 특이한 기질과 시대적, 사회적 여건이 들어맞아서 성공한 것으로, 애초에 모방이 불가능한 데다 최근에는 애플마저 자신의 방식을 버리고 평균기업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에게 '애플 콤플렉스'에서 벗어날 것을 충고하고 있다. 1만3,800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