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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 된 은평뉴타운 한옥마을

획일적 획지 분할 탓에 주택 짓기조차 힘들고<br>용지 매각도 지지부진<br>서울시, 추가 분할 추진

지난해 은평뉴타운 내 미분양 아파트를 소진하는데 진땀을 뺐던 서울시와 SH공사가 이번에는 한옥마을 용지 매각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유찰된 한옥부지를 수의계약으로 팔려고 내놓아도 구매자들의 반응이 시원찮다. 용지 매각이 부진하자 서울시는 필지를 잘게 쪼개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26일 서울시와 SH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본격적인 분양에 나선 은평뉴타운 내 한옥단독주택용지 95필지 중 매각이 완료된 용지는 6필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찰ㆍ추첨방식으로 진행된 지난해 9월 1차 분양때 15개 필지중 5필지만 주인을 찾았으며 이후 이뤄진 재공고 때는 전량 유찰됐다. 이후 SH공사는 9개 필지에 대해 수의계약으로 공급방식을 바꿨지만 이후 단 1필지도 팔지 못한 상태다. 나머지 1필지는 은평구청이 매입해 시범한옥을 짓고 있다.

시가 '특별건축구역'으로까지 지정해 건물 간 이격 거리나 높이 제한 등을 완화해줬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은평뉴타운 내 한옥마을 부지 매각이 부진한데는 지구단위계획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진 탓이 크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3만6,000㎡에 이르는 부지를 무 자르듯 적당히 획지 분할한 뒤 단독ㆍ블록형으로 지정해 팔도록 한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4개의 블록형 용지 중 하나인 2-1블록의 경우 획지분할선에 의해 6개 필지로 나눠 6가구를 지을 수 있도록 돼 있지만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SH공사 관계자 조차 주택을 짓기 힘든 땅이라고 지적할 정도다. SH공사의 한 관계자는 "각 필지가 가로로 길고 폭이 좁다 보니 집을 짓기에는 부적합하다"며 "땅값도 32억원으로 비싸 수의계약을 해도 문의가 없다"고 말했다.

한옥용지 분양가는 3.3㎡당 700만~730만원으로, 500만~800만원대에 분양된 판교ㆍ동탄 등 수도권 단독주택용지와 비슷하다. 조성원가 보다 낮은 가격이어서 비교적 저렴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한옥 건축비가 일반 단독주택에 비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요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옥을 제대로 지으려면 통상적으로 3.3㎡당 건축비가 1,000만원이 넘는다"라며 "땅값과 건축비를 합하면 15억~20억원 가량 드는데 수요가 얼마나 있겠느냐"고 말했다.



국토교통부가 시공법과 공정관리 기술개선 등을 통해 전통한옥 대비 건축비를 60% 가량 절감한 실험한옥을 개발, 모델하우스격인 시범한옥을 은평뉴타운에 짓기 시작했지만 이 역시 한옥용지 판매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실험한옥은 말 그대로 실험일 뿐, 한옥 수요자들이 플라스틱 기와와 석고보드를 사용한 '무늬만 한옥'인 집을 지으려고 하진 않을 것"이라며 "분양가를 더 낮추든지 획지분할을 다시 해서 단독형 위주로 공급방식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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