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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국車 새 엔진 달아라] <3> 글로벌 메이커 새판짜기중

"변해야 산다" 구조개편 박차<br>시장 공급과잉으로 '저성장 국면' 진입<br>공장폐쇄·대규모 인력감축 등 감량경영<br>품질향상·신흥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서



“우리의 전통과 미래를 보호하기 위해 고통스런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 전세계 시장에서 경쟁 기업들과 싸워 이겨야만 생존할 수 있다.” 미국 자동차산업의 대명사인 포드자동차의 빌 포드 2세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말 ‘14개 공장 폐쇄와 3만명 감원’을 골자로 한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면서 ‘고통분담’을 거듭 강조했다. 포드 뿐만이 아니다. GM과 다임러크라이슬러나 폭스바겐, 르노ㆍ닛산그룹 등 글로벌 메이커들이 줄줄이 구조조정 또는 비상경영의 대열에 뛰어들고 있다. 전세계 자동차시장이 심각한 공급과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가격 하락압력은 갈수록 커지는 반면 마진은 오히려 줄어드는 악순환에 급속히 빠져들고 있다. 때문에 자동차 시장은 현재 강자만이 살아 남는 ‘정글의 법칙’ 이 지배하고 있다. 하지만 요동치고 있는 시장은 “변해야 살아 남는다”며 내부 혁신과 구조 개편을 압박하고 있다. ◇글로벌차 시장 구조개편 급물살=심각한 경영난과 함께 ‘글로벌 톱’의 자리마저 위협받고 있는 GM은 지난해 11월 2008년까지 12개 공장 폐쇄하고 인력 3만명을 줄이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다임러크라이슬러도 지난달 6,000명의 전세계 관리직을 감원하기로 했으며, 폭스바겐그룹은 2009년까지 2만명의 인력을 줄일 계획이다. 르노ㆍ닛산 역시 구매비용 14%와 생산비용 12% 절감 등 감량경영에 돌입했다. 한마디로 전세계 자동차 업계가 ‘비상경영’에 휩싸인 모습이다. 그도 그럴 것이 글로벌 시장은 이미 판매증가율이 2~3%대에 머무는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다. 몸집은 줄이면서 품질을 높이지 않으면 생존이 어려운 구조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미 지난해에만 자동차 공급이 수요를 2,400만대나 초과한데 이어 당분간 과잉설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본ㆍ미국에 치이고 중국에 쫓기고= 이처럼 전세계 자동차 메이커들이 새판짜기에 돌입하면서 한국 자동차는 샌드위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잘 나갈 때도 자만하지 않는’ 도요타를 비롯한 일본 업체들은 이미 짠돌이 경영과 고품질을 앞세워 글로벌 강자로 우뚝 올라섰다. 경영위기에 직면했던 GM과 포드 등 미국 메이커들 역시 구조조정을 통해 몸집을 가볍게 하면서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 공략에 본격 나서는 등 재기를 꿈꾸고 있다. 최근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 업체들도 소형차를 넘어 이제는 미국과 유럽의 중대형차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현대차를 비롯한 국내 자동차 업계로서는 하나같이 현재의 경쟁력은 물론 미래의 생존까지 위협하는 무서운 도전들이다. ◇“글로벌 기업 도약의 전환점”=김동진 현대차 부회장은 “최근 우리는 선진시장부터 신흥시장까지 세계 곳곳에서 전면전을 펼치고 있다”며 “과거 잘 나가던 기업들이 위기감 결여로 오늘날 심각한 경영위기에 처한 사례들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메이커들까지 극단적인 방법을 동원해 감량경영에 나선 상황에서 우물쭈물 하다가는 순식간에 몰락의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경고다.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지각변동에서 살아 남아야만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 업계도 현재의 고비용 구조와 대립적 노사관계에서 벗어나 중장기적 성장동력의 확충에 본격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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