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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그 곳에서의 추억은 아직도 '진행형'

■ 추억 속의 도시 포천<br>폐채석장, 아트밸리 변신 '청정도시' 로 재탄생… 규모 큰 수목원만 5곳

아트밸리포천

유식물원

허브아일랜드

포천은 '책상서랍 속 편지' 같은 곳이다. 세월이 지나 빛이 바랠진 몰라도 가치는 변치 않는 추억의 편지 말이다. 대학시절 산정호수 인근 민박집에서 한바탕 즐겼던 첫 엠티(MT)의 추억, 옛 연인과 명성산 억새풀밭 사이를 거닐었던 추억까지 포천에 들어서기 무섭게 사람들은 저마다 포천에 얽힌 자신만의 추억을 하나둘 꺼내본다. 강산이 변한다는 10여년 세월에도 쉬이 변치 않는 포천은 추억 한 조각을 안고 이 곳을 찾은 이들이 결코 배신감을 느끼지 않는 '추억 속 도시'의 임무를 다한다. ◇에코도시 포천=승진 훈련장과 군부대 등 군사시설이 모여있어 난개발에 시달리지 않고 청정 자연을 유지해왔다. 최근에는 포천시가 천혜의 자연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밑그림 아래 2014년까지 에코도시(청정도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포천은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유지하면서 수도권 관광객을 끌어 모으는 녹색 관광지로 거듭나고 있다. 흔히 포천은 산정호수와 명성산, 백운계곡, 일동온천 외에는 볼거리가 없다는 오해를 받는다. 하지만 이 같은 오해는 '포천이 쉽게 변하지 않는 곳'이라는 생각 때문일뿐 실제로 포천은 변화의 물살이 거세다. 포천에서는 현재 현대사 반세기 동안 이어져온 자연 훼손의 흔적을 그대로 관광명소화하는 작업이 진행중이다. 바로 버려진 채석산을 관광지로 탈바꿈시키는 일이다. 과거 화산활동 지역이었던지라 단단한 화강암으로 이뤄진 석산이 많은 포천은 화강암이 주요 자원중 하나로 꼽힌다. 서울에서 가깝다는 이점을 살려 전국 각지로 포천석을 실어날랐으며 울릉도에 세워진 '독도는 우리땅' 노래비에도 포천석이 쓰였을 정도니 포천 일대 산에서 얼마나 많은 돌이 깎여 나갔을지 짐작할만하다. 그러다 90년대 후반 포천 일대 채석장은 모두 채취 작업이 중단됐고 전체 11곳, 53만4,000여㎡ 규모의 채석장들이 곳곳에 흉물스럽게 남게 됐다. 흉물스럽게 남은 산에 예술이라는 이름을 붙여주는 작업이 시작된 것은 2003년. 155억원의 기반조성비를 들여 신북면 기지리 산중턱의 14만743㎡ 일대 폐채석장을 문화예술공간인 '아트밸리'로 꾸몄다. 아트밸리는 지난해 개관을 추진했으나 자체 프로그램 및 방문객 편의시설이 여의치 않아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53억원의 지원금을 받아 마무리 작업을 진행중이다. 현재 산 초입에서 공원에 이르는 경사로(420m)에 모노레일을 설치하는 등 관광지의 모습을 갖춰가는 중이며 오는 10월이면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아트밸리를 조성하면서 기존 폐채석장의 모습을 완전히 벗어던지기보다는 최대한 기존 모습을 유지하는 발상의 전환을 꾀했다. 수직으로 깎아지르는 바위 중턱에는 페인트 줄이 쳐 있고 여기저기 구멍이 뚫려 있다. 안전상 수리해야 할 부분만 고치고 본래 모습을 남겨둠으로써 그동안의 자연훼손에 대해 반성할 수 있는 계기를 갖는다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삼았다. 포천 캐년은 훼손된 모습 그대로지만 깎아지른 절벽에 눈이 시리도록 푸르른 호수 물은 보는 이를 압도한다. 20여m 수심에 버들치 등 1급수 어종이 사는 맑은 물은 산을 타고 흘러내린 빗물과 계곡물이 원천일 것으로 포천시청 문화체육과 아트밸리팀은 추측하고 있다. 아직은 절벽 아래 야외 공연장과 전망 데크 등 기본 시설만 갖췄으며 앞으로 창작스튜디오, 암벽등반시설, 조각공원 등이 추가로 설치될 예정인데 모노레일 공사장을 지나서라도 아름다운 포천 캐년을 보기 위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꽤 많다. ◇식물원 기행=포천 일대에는 포천국립수목원(광릉수목원)을 비롯 규모가 큰 식물원과 수목원만 5곳이나 된다. 식물원에서 산림욕을 즐기고 식물원 레스토랑에서 계절 야채와 허브 등을 넣어 만든 음식을 먹다 보면 어느새 자연이 내 몸 안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다. 동양 최대 규모의 암석원을 보유하고 있는 평강식물원은 한해 동안 7,000여종의 식물이 자란다. 지대가 높고 연평균 기온이 다른 지역에 비해 낮다는 점을 이용, 알프스, 히말라야, 로키, 백두산 등 세계 전역의 고산지대에서 식물 종자를 가져다가 이곳에서 배양해 키웠다. 에델바이스부터 북한에만 자생한다는 카라 원종까지 국내에서는 오직 이 곳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식물들이 가득한데 연못정원, 습지원, 고사리원 등 12개 테마정원을 두루 둘러보려면 2~3시간은 걸린다. (031)531-7751 유식물원은 세계 4대 화훼종에 속하지만 국내에선 보기 어려운 아이리스 전문 식물원이다. 조경학자인 유상혁 대표가 20만㎡ 부지에 아열대 온실, 토끼산책로, 꽃창포원, 산딸나무 숲 등 20여가지 테마정원을 꾸몄다. 6월 중순이면 꽃창포가 제철이라 아침 일찍 꽃창포원을 찾으면 숲 속에 물안개와 꽃이 어우러진 신비로운 모습을 연출한다. 식물원이 꾸며진 산 정상에는 전망대가 있으나 젊은 사람도 식물원 전체를 둘러 보기 힘들 정도로 경사가 급하고 부지가 넓은 것이 흠이다. 올 하반기 중에 관내 셔틀을 운행할 계획이다. (031)536-9922 허브 농원인 '허브아일랜드'가 최초로 자리 잡은 곳이 포천이다. 허브아일랜드는 향기로운 허브와 알록달록한 꽃이 많고 백설공주와 일곱난장이 등 각종 캐릭터로 꾸며져 있어 특히 어린이들에게 인기다. 굳이 지갑을 열지 않더라도 향기가게, 선물가게 등을 찾으면 허브차와 허브 찜질팩, 아로마테라피 등을 무료 체험할 수 있다. (031)535-6494 ◇여행메모=포천은 뚜벅이 여행자에게도 친절한 여행지다. 수유, 동서울터미널, 의정부 등에서 포천행 시외버스가 다닌다. 자가용을 이용하려면 43번, 47번 국도를 타면 된다. 2013년이면 서울과 포천을 잇는 45㎞ 고속도로가 개통한다는 반가운 소식도 있다. 강남에서 4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진정한 수도권 여행지로 거듭나게 되는 셈이다. 대표 먹거리는 단연 이동갈비와 순두부다. 파주골 순두부촌에서는 투박한 모양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손두부와 순두부, 비빔밥을 함께 즐길 수 있다. 포천은 술도 많다. 물을 품고 있다는 뜻인 '포천'이라는 지명에서 알 수 있듯 물이 맑고 풍부한 덕분이다. 막걸리와 전통술, 와인까지 없는 주종이 없다. 일본에서 막걸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최근 포천에서는 전통술 박물관 산사원과 막걸리 양조장 등을 돌아보는 코스를 개발, 일본 관광객 유치 작업이 한창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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