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샤피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임기를 1년반 이상 남기고 다음달 14일 자리에서 물러난다.
남은 임기를 채울 후임으로는 샤피로 위원장의 지인으로 알려진 민주당 성향의 엘리스 월터 SEC 위원장과 부채상한 논의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메리 존 밀러 재무부 차관부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
비즈니스위크는 "누가 위원장이 되든지 샤피로가 추진했던 월가 개혁작업을 그대로 이어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SEC 내부의 정치적 대립으로 쉽지 않은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샤피로 위원장의 퇴진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어느 정도 예상돼왔다. 샤피로 위원장은 새로운 금융규제 마련에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되지만 최근 개혁추진 과정에서 위원회 내부 관계자들과 갈등을 빚어 한계를 보였기 때문이다.
샤피로 위원장은 지난 2009년 1월 오바마 대통령에게 발탁돼 금융위기를 초래한 월가 개혁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받았다.
이에 샤피로는 SEC 위원장으로 일한 4년 동안 금융기관 규제를 강화하는 도드프랭크법과 신용평가사 개혁을 추진하는 등 SEC의 역할과 영향력을 크게 키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2010년에는 금융위기 이후 재정강화 노력의 일환으로 골드만삭스를 사기 혐의로 제소해 5억5,000만달러의 벌금을 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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