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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집도 용지도 안팔리네

경기침체 등 여파 올 1필지 그쳐<br>호재 몰린 지방은 28필지나 팔려<br>동탄2 등 알짜배기 공급 앞둬 관심

수도권과 지방의 아파트 청약 양극화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공동주택용지 매각 실적에도 뚜렷하게 반영되고 있다. 올 들어 수도권에서는 유일하게 공동주택용지가 팔린 남양주 별내신도시 전경. /서울경제DB


대우건설은 이달 중순 서울 구로구와 경기도 시흥시, 충북 충주시에서 신규 아파트를 분양했다. 충주 푸르지오는 84㎡ AㆍB형이 1순위에 마감됐고 C형도 3순위에서 주인을 모두 찾았다. 하지만 개봉 푸르지오와 시흥 6차 푸르지오는 대부분 평형이 미달됐다.

한 건설사가 공급했음에도 불구하고 분양 결과가 이처럼 판이하게 나온 것은 지방과 수도권 주택시장의 온도차를 빼고는 설명하기 어렵다. 지방은 수년간 공급부족에 시달렸던데다 혁신도시 조성과 중앙행정ㆍ공공기관 이전 등 호재가 잇따르면서 주택시장이 활황을 맞고 있는 반면 경기침체에다 보금자리주택 공급 등 악재가 겹친 서울 및 수도권은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서울ㆍ수도권과 지방 주택시장의 온도차는 공동주택용지 판매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2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LH는 올 1~4월 총 29필지의 공동주택용지를 판매했다. 이 중 수도권은 1필지에 불과하다. 지난 3월 205가구를 지을 수 있는 남양주 별내지구의 21-1블록이 유일하게 팔린 땅이다. 지난달에 신규 또는 재공급된 김포한강신도시(1필지), 평택소사벌(4필지), 고양삼송(2필지), 고양원흥(2필지)은 응찰자와 계약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반면 지방은 28개 필지(122만㎡)나 팔려나갔다. 용지 판매금액만 1조774억원에 달한다. 28필지 중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가 15필지로 절반이 넘는다. 지난해부터 세종시에서 분양된 신규 아파트가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면서 건설사ㆍ시행사가 앞다퉈 용지를 구입했기 때문이다. 4월 말 이뤄진 입찰ㆍ추첨에서 공급 대상 15개 필지 중 중대형만 지을 수 있는 2개 필지를 제외한 13개 필지가 팔렸다. 추첨으로 공급한 1-1생활권 M4블록에는 220개 업체가 몰렸다.

이 밖에 양산물금2지구ㆍ대덕R&D특구ㆍ김해진영2지구에서 각 2개 필지씩 팔렸고 강원혁신도시나 내포신도시, 충주산업단지 등 호재가 있는 지역의 공동주택용지도 속속 팔려나갔다.



LH 통합판매센터의 한 관계자는 "올 상반기에 서울ㆍ수도권에서 새로 공급된 공동주택용지가 많지 않았던 탓도 있지만 수도권 주택시장이 침체에 빠져 있어 5년 무이자 분할납부 등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해도 팔리지 않는다"면서 "건설사들이 동탄2신도시 등 입지 조건이 더 좋은 지역의 땅을 분양 받기 위해 관망하는 것도 한 이유"라고 말했다.

LH는 이달 말부터 서울ㆍ수도권의 신도시와 택지개발지구에서 공급하는 '알짜배기' 공동주택용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올해 분양시장에서 가장 관심을 받고 있는 동탄2신도시에서는 오는 31일 4개 필지를 시작으로 올해 내 19필지가 공급될 예정이다. 위례신도시에서도 6~8월 8필지가 공급되고 하남미사지구에서는 올해 말까지 6필지가 나올 예정이어서 건설사들이 큰 관심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지방에서도 10월께 세종시에서 9필지가 공급되는 등 상반기의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LH는 올 1ㆍ4분기에 4,273억원어치의 공동주택용지를 공급해 전년 동기(4,834억원)에 비해 13%가량 판매실적이 감소했다. 4월 들어 세종시 13필지가 팔리면서 누적판매액이 1조원을 돌파했지만 지난해 연간 실적(7조4,755억원)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대해 LH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3ㆍ4분기 이후에 판매가 증가했다"면서 "세종시를 비롯해 위례ㆍ하남미사ㆍ동탄2신도시의 우량 용지 공급이 하반기에 몰려 있어 올해도 비슷한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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