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시간으로 5일 밤(한국시간 6일 오전) 인디애나폴리스의 루카스오일 스타디움에서 끝난 미국프로풋볼(NFL) 챔피언결정 단판승부인 46회 슈퍼볼(Super Bowl). 야구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대결 격인 뉴욕 자이언츠와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격돌에서 뉴욕이 21대17로 이겼다.
슈퍼볼은 미국민의 75% 이상이 TV로 관전하고 광고단가가 30초에 350만달러(약 39억원)에 이르는 미국 내 최고인기 스포츠이벤트. 두 팀의 연고지인 뉴욕과 보스턴의 표정이 극명하게 엇갈린 가운데 개최지인 인디애나폴리스는 보스턴의 슬픔을 공유하기보다 뉴욕의 기쁨에 합세했다. 이날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뉴욕의 일라이 매닝(31)이 인디애나폴리스 콜츠의 대들보 페이튼 매닝(36)의 친동생이기 때문이었다. 올스타 11차례 선정에 빛나는 형 페이튼은 NFL 대표 쿼터백이다. 4차례 리그 MVP와 한 차례 슈퍼볼 MVP를 경험했고 NFL 사상 최단기간 통산 5만 패싱야드라는 대기록을 갖고 있다.
일라이는 그런 형에게 가려있었지만 지난 2008년 알을 깨고 나왔다. 프로 5년째에 처음으로 올스타에 뽑힌 뒤 슈퍼볼 종료 35초 전 역전 터치다운 패스를 연결하며 팀을 정상으로 이끈 것이다. 당시 상대도 뉴잉글랜드였다. 일라이는 4년 만에 다시 만난 ‘인기남’ 톰 브래디(35)와의 쿼터백 대결에서 또 판정승을 거두며 가문의 명예를 드높였다. 매닝 형제의 아버지 아치 매닝(63)은 191m의 큰 키로 1970, 80년대를 호령했던 NFL 쿼터백 출신인데 아들 셋에게 모두 풋볼을 시켰다. 그 결과 큰형 쿠퍼는 부상으로 프로의 꿈을 접었지만 둘째와 막내가 아버지가 못했던 슈퍼볼 우승과 MVP의 꿈을 차례로 실현시킨 것이다.
이날 매닝은 터치다운 패스 1개를 포함해 40개의 패스 중 30개를 적중시키며 296 패싱야드를 올렸고 276 패싱야드에 그친 뉴잉글랜드의 브래디는 역대 쿼터백 최다우승(4차례) 타이기록 수립을 다음으로 미뤘다. 한편 1946년생인 승장 톰 커플린(66) 뉴욕 감독은 슈퍼볼 최고령 우승감독으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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