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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세가율 사상 첫 70% 넘어] 월세 전환 늘고 전세 씨말라… "전셋값 오름세 당분간 지속"

월세비중 2년만에 40% 넘어서며 빠르게 증가

"매매보다 전세 선호 여전"… 부동산 대책 한계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위치한 리센츠아파트. 5,563가구에 달하는 초대형 단지지만 월세를 내지 않는 순수 전세매물은 10건이 채 되지 않는다. 이마저도 이사철이 아닌 비수기 기준이고 실제 봄·가을 이사철에는 전세매물이 아예 씨가 말라버린다. 전세는 나오기가 무섭게 계약이 이뤄지는데다 대기자만 수십명에 달해 전세를 구하기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라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잠실동 P공인 관계자는 "은행 금리가 낮아 거의 모든 집주인이 전세를 월세로 돌리고 있어 순수 전세는 정말 귀한 매물"이라며 "집값 상승 기대감이 높지 않기 때문에 다들 전세를 구하다 보니 공급에 비해 수요가 많아 전셋값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9·1 부동산대책을 내놓은 지 한 달이 지나면서 신규 분양시장은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기존 주택시장의 전세난은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다. 가을 이사철이라 전세매물을 찾는 수요는 넘쳐나지만 전세매물은 턱없이 부족한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대부분의 집주인들이 월세매물을 선호하면서 전세 품귀에 따른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되는 추세다.

◇월세 시대 본격화…찾기 힘든 전세=30일 부동산전문가들에 따르면 전세난이 심화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전세의 월세 전환이다. 내 집 마련과 투자의 수단으로 사용하던 전세보증금의 가치가 점점 추락하면서 월세를 선호하는 집주인이 폭증, 전세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구하기 힘든 상황이 지속되는 추세라는 설명이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팀장은 "오래전부터 월세 시대에 대응해야 한다는 경고들이 있었지만 정부대책은 전세대출 지원 등 전세제도에만 집중돼 있다"며 "월세 전환이 더 가파르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전세매물 부족에 따른 전세가율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전국 전월세거래량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율은 국토부의 조사가 시작된 지난 2011년 1월 31.9%에서 2013년 12월 40.3%를 기록, 2년 만에 40%를 넘어서며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올 7월 말 기준으로는 41.5%를 기록했으며 향후 지속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는 무보증 월세를 제외하고 보증부 월세만 포함한 수치여서 실제 월세 전환 속도는 더 빠른 것으로 추산된다. 전세물건은 더욱 품귀현상을 빚으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매매 전환 한계…전세난 잡기에는 역부족=정부는 올해에만 두번의 부동산대책을 내놓으면서 매매수요 진작을 유도, 전세난을 진정시키겠다는 대안을 내놓았다. 전세에 머무는 세입자들이 집을 구매하도록 함으로써 거래시장 활성화와 전세시장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다.



하지만 정부의 의도와 달리 대책이 강남3구 재건축, 위례신도시 등 신규 분양시장에만 제한적으로 효과를 발휘하면서 전세난을 진정시킬 수준으로 매매 전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강남 등 일부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는 정부대책 이후 상승했지만 기타 지역은 여전히 정체인 상태에서 전세가가 꾸준히 오르다 보니 전세가율이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이라며 "여전히 매매보다 전세가 선호되고 있어 매매가 상승에 비해 전세가 상승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9·1대책 이후 아파트 매매·전세가 변동률을 보면 매매가격 상승에 비해 전세가 상승이 눈에 띈다. 매매가는 최근 들어 소폭 상승한 데 비해 전세가는 연초부터 꾸준히 큰 폭으로 오르고 있는 것.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9월 들어 강남구(0.67%), 서초구(0.58%), 송파구(0.45%)가 큰 폭으로 올랐지만 동대문구(-0.02%), 관악구(-0.01%), 중랑구(0.00%) 등은 오히려 떨어지거나 보합세를 유지했다. 반면 서울 전세가는 9월 들어 0.40% 올라 8월(0.38%)보다 상승폭을 키웠고 서초구(0.00%)를 제외한 24개 자치구에서 일제히 상승했다.

◇전세가율 얼마나 더 오를까=이 같은 전세난은 올해 말까지 이어지면서 전세가율이 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10~12월 입주물량이 부족한데다 서울을 중심으로 대규모 이주가 예정돼 있어 전세매물을 찾는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4·4분기 전국 입주예정물량은 6만7,426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8만1,255가구)보다 17%가량 줄어들 예정이다. 특히 서울의 경우 4·4분기 입주예정물량이 3,566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9,609가구)의 3분의1에 불과한 실정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강남권을 중심으로 재건축 이주가 시작되면 강남 지역뿐 아니라 서울 등 수도권 전셋값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수도권의 경우 전통적으로 지방보다 전세난이 심각한 만큼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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