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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칼럼/3월 4일] 다장유, 푸워청, 둬마오마오

요즘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어떤 무술 책에서도 전해지지 않는다는 세가지 천하무적의 ‘오리발 권법’이 유행이다. 다장유(打醬油)와 푸워청(俯臥撑), 둬마오마오(身+朶猫猫) 등이 바로 그것. 네티즌들은 해괴한 사연이 얽힌 이 세가지 유행어를 묶어 ‘무림삼대정첨절학(武林三大顶尖绝学)’이라며 비아냥거리고 있다. 중국에서 한창 유행하고 있는 ‘오리발’ 권법의 세계를 구경해보자. 먼저 ‘양념장을 채운다’는 뜻을 지닌 ‘다장유’라는 말은 지난해 1월 말 여성 연예인의 누드사진을 대량 유출시켜 말썽을 빚었던 홍콩 영화배우 천관시(陳冠希)의 변명에서 비롯됐다. 그는 한때 사귀었던 장바이즈(張柏芝)와 중신퉁(鐘欣桐), 천원위안(陳文媛), 옌잉스(顔穎思) 등 여성 연예인의 누드사진이 어떻게 유출된 거냐고 기자가 묻자 “사진이 저장된 컴퓨터가 고장나 수리를 맡기고 나는 그 사이 양념장이 떨어져 ‘다장유’하러 외출했기 때문에 모른다”고 말했다. 이후 네티즌들은 모른체 시치미 떼는 친구들에게 ‘다장유’ 말라고 농담하기 시작했다. ‘팔굽혀펴기’를 뜻하는 푸워청은 여자친구의 자살현장에 함께 있었던 고위경관 아들의 입에서 나왔다. 지난해 6월 중국 구이저우(貴州)의 한 여학생이 자살한 뒤 이 남자친구는 경찰에서 “나는 팔굽혀펴기에 열중하고 있어 자살하는지 몰랐다”고 진술했다. 그 뒤 이 말은 황당무계 모르쇠를 꼬집는 말로 널리 퍼졌다. 마지막으로 ‘술래잡기’라는 의미의 둬마오마오는 지난 12일 윈난(雲南)성의 한 감옥에서 발생한 사망사건과 관련이 있다. 이날 쿤밍(昆明)시 진닝(晉寧)현 공안국 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24세의 청년 리차오밍(李蕎明)이 갑자기 사망하자 공안 당국은 “감옥 내에서 동료들과 술래잡기 놀이를 하다가 벽에 머리를 부딪쳐 사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 뒤 둬마오마오는 몰염치한 오리발을 비판하는 유행어가 됐다. 다장유와 푸워청ㆍ둬마오마오는 모두 ‘오리발’을 꼬집는 말. 중국 네티즌들의 오리발에 대한 분노는 폭발 직전이다. 다장유 때만 해도 중국 네티즌들의 감정은 연예인의 스캔들에 대한 짜증 정도였으나 푸워청에서는 여자친구의 자살을 모른 척하는 고위층 자제에 대한 분노로 커졌다. 그리고 둬마오마오에서는 사망사건을 은폐하려는 공권력에 네티즌들은 치를 떨었다. 이에 다급해진 중국 공안당국은 리차오밍 사망사건에 대한 진상조사를 서둘러 구치소 호송인의 치사사건임을 밝혀냈다. 하지만 더욱 심각한 제2, 제3의 둬마오마오 사건이 또 터질 수도 있다. 중국의 네티즌 인구는 이미 3억명을 넘어섰고 연평균 네티즌 증가율이 56%에 이르며 이들의 특권층과 권력에 대한 불신은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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