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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양적 완화(QE3) 정책 발표 이후 국내 증시가 요동치고 있다. 글로벌 유동성에 대한 기대에 국내 증시가 2,000선을 돌파하기도 했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앞으로 상황도 낙관하기가 힘들다. 증시는 대규모 펀드 환매의 벽에 막히며 주가는 주춤거리고 있고 유럽재정위기란 복병도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 여기에 주요 국가들의 양적 완화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까지 가세하며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조차 추세적 상승을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최근 대안 투자처를 찾는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이러한 과정에서 부각되고 있는 종목이 바로 원자재 관련 종목과 자원개발 종목과 같은 자원 관련주들이다. 이들 종목들은 하반기 들어 원자재값이 치솟는 데 따라 실적 기대감이 커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군계일학(群鷄一鶴)이라 꼽히고 있다. 특히 원자재 가격이 경기 회복에 선행하며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는 곧 이들 종목의 투자 가치 상승이란 결과를 낳을 수 있어 최근 투자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원자재값 급등이란 수혜 속에 국내 증시 내 옥석 중의 옥석으로 떠오르고 있는 원자재 관련 종목과 자원개발회사, 이들의 가능성과 투자여건에 대해 한번 들여다 보자.
#서울 강남의 무역회사에 다니는 조태성(가명ㆍ38)씨는 올 들어 국내 증시가 횡보하는 모습을 보이자 고민에 빠졌다.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여전히 사그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낮은 예금이자와 부동산시장 침체 등으로 마땅히 투자할 곳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손 놓고 무작정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 그는 지난 5월 혹시나 하는 생각에 한 증권사 객장을 찾았고, 그 곳에서 해법을 발견했다. 이 증권사 직원은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있어 투자해 볼만 하다는 추천을 했고 그는 그 즉시 관련 종목 등 2곳에 투자했다 30%를 웃도는 수익을 올렸다. 한 때 투자처를 못 찾아 고민의 흔적이 역력했던 그의 얼굴에도 큰 폭의 투자 수익을 기록하면서 지금은 환한 미소가 머물고 있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국의 잇단 추가 양적완화조치에 국내외 원자재 가격이 무섭게 치솟자 국내 투자자들의 이목이 원자재ㆍ자원개발 관련종목으로 쏠리고 있다. 원자재값 상승이 실적 증가로 또 이는 해당 종목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구리 12월물 가격은 20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파운드당 3.77달러로 마감했다. 지난 7월말 구리가격이 3.42달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10% 이상 오른 것이다. 플래티넘 가격도 지난 7월말보다 14,4% 치솟았고 은값은 무려 24.3%나 뛰었다. 최근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국제원유가격도 같은 기간 5% 이상 뛴 상태다.
국제 원자재가격이 이처럼 뛰면서 국내 관련 종목의 주가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얀마에서 가스전을 발굴한 한국가스공사 주가는 20일 6만9,900원으로 마감하며 올 들어서만 67.63% 올랐다. 대우인터내셔널도 올 초 2만8,950원이었던 주가는 4만100원까지 오르며 38.51% 뛰었고 상반기 다소 부진했던 LG상사도 지난 7월 이후 다시 상승 추세를 이어가며 26.06% 올랐다.
원자재 관련 종목도 가파른 상승 추세를 진행 중이다. 고려아연의 경우 올 들어 원자재값이 오르며 제자리를 찾는 사이 주가가 56.25% 올랐고 풍선도 올 들어 주가 상승률이 35.31%에 이르고 있다. 이들 종목의 올해 상승률은 유가증권시장(9.05%)보다 4~7배나 높은 것이다.
이처럼 이들 종목이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요인은 원자재값이 오른 데 따라 실적이 크게 증가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실적 향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이들 종목의 주가가 크게 치솟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가스공사의 경우 올해 매출액이 전년과 비교해 20.37% 늘어난 34조2,977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1조1,190억원, 3,30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9.90%, 89.04% 늘어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LG상사와 대우인터내셔널도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과 비교해 각각 24.83%, 44.19% 증가할 수 있다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원자재 관련 종목인 풍산도 영업이익은 물론 당기순이익이 각각 36.60%, 110.05%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종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초 다소 흔들리던 원자재값이 6월 이후 다시 오름 추세로 돌아섰고 또 7월부터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다소 사그라지자 원자재를 비롯한 자원개발 종목이 꾸준히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실적 증가 전망은 물론 미국 QE3정책 발표에 따라 앞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확대되면서 원자재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는 부분도 이들 종목의 실적이나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원자재 가격이 경기 회복에 선행해 움직인다는 점에서 앞으로 전망도 밝다. 특히 개별 종목들의 기업 가치를 높일 호재가 앞으로 산재하고 있다는 점도 주가 상승을 뒷받침할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김동양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원자재 가격 하락과 오만 8광구 사고 등으로 인해 LG상사의 주가는 현재 지극히 저평가된 상태"라며 "사고 수습도 이미 끝났고, 신규 광구 등에서의 생산량도 다시 늘면서 매년 이어오던 15% 가량의 성장세를 올해도 기록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박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우인터내셔널의 경우 내년 5월 미얀마 가스전의 상업 생산 개시가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에 따른 실적 향상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주가는 내년 4~5월까지 상승 추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조강운 신영증권 연구원은 고려아연에 대해 "2010년 11월부터 투자를 시작한 아연잔재 재처리(퓨머)설비가 이달부터 가동돼 이익이 늘어날 것"이라며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4ㆍ4분기 영업이익은 2,440억원을 기록,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16%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원자재펀드도 수익률 굿 안현덕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