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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앤 모르타르’
입력2003-05-21 00:00:00
수정
2003.05.21 00:00:00
요즘 동대문이나 남대문 지역의 상인들은 파리만 날린다고 울상이다. 최근 불황이 지난 IMF환란 때보다 더 어렵다는 게 한결 같은 얘기다.
중소기업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부도업체가 늘어나고, 자금난, 인력난 등 어느 한 곳도 온전한 것이 없다고 하소연이다. 지난 4월 한달간 부도업체 수는 507개로 3월보다 28%나 늘어났다. 월간 단위로 27개월 만에 최고다. 금리를 내려도 중소기업들의 돈 가뭄은 여전하다. 10개 중소기업 중 3곳이 사채나 신용카드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사채의 경우 이자율이 최고 27%나 이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악조건에서도 여유만만한 기업들은 있기 마련이다. 특히 정보통신(IT), 생명공학(BT), 나노기술(NT) 등 하이테크 기술과 물류혁신으로 무장한 굴뚝기업들이 주인공들이다.
미국 증권투자사 찰스 슈왑의 최고경영자인 `데이비드 포트럭`과 버클리대 교수 `테리피어스`가 말했던 `클릭 앤 모르타르(Clicks and Mortar)`기업들이 화려하게 등장하고 있다. 닷컴 기업을 상징하는 `클릭`과 굴뚝기업을 가리키는 `모르타르(회반죽)`의 적절한 배합으로 기업 성장을 모색한다는 것이다.
클릭 앤 모르타르를 표방하는 기업들은 생산, 재고관리, 마케팅, 유통 등에서 새로운 접근을 하고 있다. 신기술ㆍ신물질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마케팅 물류혁신을 통한 비용절감과 재고관리 혁신 등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돼지 사료를 제조ㆍ판매하는 `에이티엔씨`. 이 업체의 매출은 지난 해 500억원, 올 목표는 1,000억원이다. `사료회사 정도가…` 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하지만 이 회사는 `피그멘토`라는 경영관리프로그램과 체계적인 농장경영 컨설팅으로 축산농가에 밀착하는 마케팅을 했다. 여기에 독보적인 BT기술을 바탕으로 고품질의 맞춤 배합사료와 인터넷 등을 통한 합리적인 유통체계를 통해 가격경쟁력을 높인 것이 성공의 열쇠였다.
플라스틱 제품을 사출 및 성형하는 아성프라텍. 이 회사는 다품종 소량생산방식으로 국ㆍ내외 대기업에 900여종의 제품을 공급하면서 엄청난 뮬류 관리 비용을 소모했었다. 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내 TFT팀을 구성해 물류관련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 제작하고 협력업체 등과 전산망을 공유하며 재고관리시스템을 도입했다. 그 결과 월 평균 4,000만원 이상, 한해 평균 5억원 이상의 비용 절감에 성공했다.
이들 기업들은 신기술은 받아들이면서 굴뚝기업들의 조직원리가 지니고 있는 장점도 십분 활용 하고 있는 것이다.
자본주의 경제에서 불황은 항상 있기 마련이다. 불황 타개를 위한 기업들의 변신이 필요한 때다.
<강창현(성장기업부 차장) chk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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