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새영화] 스위밍 풀

`유럽 영화계의 악동` 프랑스와 오종이 새 영화 `스위밍 풀`로 국내 영화팬들을 찾았다. 올해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상영된 `스위밍 풀`은 인간의 본성과 비밀을 독특한 스타일로 비틀어 온 오종 특유의 시선을 확인할 수 있는 영화다. 성공한 범죄추리소설 작가 사라 모튼(샬롯 램플링 분)이 출판사 편집장 존(찰스 댄스)의 권유로 프랑스 남부의 별장을 찾아온다. 이 중년의 영국 여성은 음습한 런던과는 다른 싱그런 시골 정취를 접하곤 잃어버린 활력을 되찾는다. 하지만 존의 딸이라는 십대 소녀 줄리(뤼디빈 사니에르 분)가 별장에 도착하면서 사라의 고요도 끝이 난다. 자유분방한 줄리는 늘 식탁을 엉망으로 만들고 큰 소리로 TV를 틀어놓는가 하면 매번 다른 남자와 보란 듯이 정사를 벌여 사라의 신경을 긁는다. 하지만 서로를 불쾌히 여기던 두 여성은 차츰 서로의 모습에 호기심을 느낀다. 줄리의 모습을 지켜보던 사라는 그의 이야기를 책으로 펴내기로 하고 줄리 역시 사라를 관찰하다가 그가 쓴 글을 훔쳐본다. `스위밍 풀`은 자신이 갖지 못한 것을 지닌 상대방을 질투하고 시기하다가 어느새 흠모하고 선망케 되는 인간 심리를 그려낸 영화다. 한정된 공간에 몇 안되는 인물로 이야기를 풀어가던 오종 감독이 한층 더 개인적이고 간결한 이야기로 인간 본연에 파고들고자 선택한 작품이다. 수영장(스위밍 풀)은 바다와는 달리 `따분하고 자극없고, 느낌없는 욕탕`같지만 그 위에 드리워진 검은 천이 조금씩 벗겨질 때마다 차츰 그 모습을 달리하게 된다. 차근차근 이야기를 풀어가는 솜씨나 감출 것과 드러낼 것을 확실히 짚어가는 연출력은 왜 세계 영화계가 오종을 주목하는 지를 여실히 확인케 한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영화가 자라잡은 선은 `느낌없는 욕탕`에 갇혀있는 듯 하다. 예상을 뒤짚는 반전이나 짜릿한 성적 코드의 속내까지, 그간 찾아내지 못한 인간 본연의 한 자락을 잡았다고 평하기에는 사실 부족해 보인다. 22일 개봉. <현상경기자 hsk@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