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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망권 인정' 大法판례 2건뿐

주민피해 구체입증 어려워 승소 '하늘의 별따기'<br>수천만원 들여 소송이겨도 배상 10만원 불과<br>시민들 "법원 환경권 인식 너무 보수적" 불만

“환경분쟁 소송을 내는 주민들이 있으면 만사를 제쳐두고서라도 말리겠습니다.” 최근 한 대형 건설사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소음피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패소한 주부 전모(서울 봉천동)씨는 당시 법정을 나오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판결에 앞서 “피해주민들에게 5,000만원을 배상하라”며 건설사와 조정까지 시도했던 재판부가 조정에 실패한 뒤 “원고들의 구체적인 소음피해가 입증되지 않았다”며 오히려 건설사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전씨 사례처럼 소위 3대 환경권 분쟁으로 불리는 일조ㆍ조망ㆍ소음분쟁에 대해 법원은 ‘가물에 콩나듯’ 주민들의 피해를 인정할 뿐이다. 법원은 “환경피해를 쉽게 인정해줄 경우 법적 안정성이 위협받는다”는 입장인 반면 법조계 일각과 시민단체에서는 “환경권에 대한 법원의 인식이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조소송, 2ㆍ4시간 수인한도만 고집=일조권 소송의 경우 법원은 ‘동지를 기준으로 오전9시~오후3시에 연속 2시간 또는 오전8시~오후4시에 통틀어 4시간’의 일조시간을 가장 중요한 일조권 침해기준으로 삼고 있다. 즉 연속 2시간, 총 4시간의 일조시간 이내에 있어야 일조권 침해를 인정받게 된다. 예컨대 연속 일조시간이 2시간만 되더라도 피해보상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이에 대해 이승태 일조ㆍ조망소송 전문 변호사는 “법원이 건물 용도, 조망침해 등 다양한 수인한도 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않고 2ㆍ4시간 기준만을 강조하고 있어 불과 몇 분의 일조시간 차이로 배상을 받지 못하는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망권 인정 대법 판례 단 2건=수인한도를 구체적으로 제시, 일조권을 인정하고 있는 대법원 판례와 달리 조망권은 지금까지 2건에 불과한 실정이다. 더구나 지난 99년 조계종 봉은사가 S건설사를 상대로 낸 공사금지 청구소송의 대법원 확정판결은 주거시설이 아닌 종교시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9월 구로구 고척동 주민들이 낸 일조ㆍ조망권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대법원 판결도 비록 “조망이 하나의 생활이익으로서 가치를 갖고 있다고 인정된다면 법적인 보호대상”이라고 밝혔지만 이를 규정한 구체적인 기준이 전혀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조망권을 법적인 보호대상으로 판단하느냐의 여부는 앞으로도 각 하급심 재판부의 판단에 따라 제각각일 수밖에 없다는 게 법조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소음소송, 배보다 배꼽이 더 커=부천시 원미구 A연립주택 주민들의 경우 중앙환경분쟁위에서 소음피해가 입증돼 가구당 30만~60만원의 배상결정이 내려졌다. 하지만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는 배상액이 10만원으로 대폭 삭감됐다. 더구나 인지대, 소음감정 비용 등 소송에 들어간 비용이 수천만원을 넘어 이곳 주민들은 결과적으로 이중의 피해를 입게 됐다. 매향리 사건도 마찬가지. 이곳은 지난 50년 가까이 소음피해가 계속됐지만 주민들이 받은 배상액은 1인당 1,000만원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여영학 환경운동연합 공익환경법률센터 소장은 “인과관계 규명과 피해입증 책임이 원고측에 있기 때문에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고 지적했다. 실제 서울중앙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일부 소음피해 소송의 경우 원고들이 감정비용을 내지 못해 재판이 6개월~1년 동안 중단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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