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지난 2년간 경기불황으로 악화된 재정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재정건전화 대책을 추진한다. 이에 따라 마곡 워터프론트 사업 등 대규모 개발 사업이 축소되거나 시기가 조정될 전망이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3조2,400여억원(올해 6월말 기준)인 부채규모를 오세훈 시장 임기가 끝나는 2014년까지 경제위기 이전인 2008년 수준으로 되돌리는 내용의‘민선 5기 부채관리 종합대책’을 다음주 발표할 예정이다. 2008년 서울시의 부채가 1조 8,0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4년간 1조4,000억원의 부채를 탕감하겠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2014년까지 부채를 원상태로 되돌려야 하는데다 올해 세수도 줄어들 가능성이 커 올 하반기부터는 강도 높은 긴축재정이 불가피하다”며 “다만 교육이나 복지 등 친서민 정책은 축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우선 경기부양 목적으로 발행한 지방채 잔액 7,600여억원을 전액 상환할 계획이다. 시는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일자리 창출 등 경기부양을 위해 1조1,000여억원의 채권을 발행했으며 이 가운데 3,400여억원을 갚은 상태다. 시는 이를 위해 매년 예산절감을 통해 발행한 잉여금 가운데 50% 가량을 감채기금에 적립하기로 했다.
또 민선 5기에 추진키로 한 대규모 개발 사업을 축소하고, 경상경비·행사성경비 등을 절감해 세입 감소에 대비하고 부채를 상환해나갈 방침이다.
SH공사와 서울메트로 등 산하기관에 대한 부채관리 방안도 마련된다. 서울시는 SH공사의 사업을 재검토하거나 자산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13조에 달하는 부채를 대폭 줄이고,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의 경영효율화를 강도 높게 추진할 예정이다.
이번 서울시의 부채관리 대책에 따라 한강 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던 마곡 워터프론트, 안양천·중랑천 뱃길 조성 등의 사업이 대폭 축소되거나 백지화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마곡 워터프론트는 서울의 유일한 미개발지인 마곡지구에 79만1,000㎡ 규모의 요트 선착장, 페리 터미널, 주운 수로, 호수공원 등의 시설을 건립하는 사업으로, 9,0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된다. 2,440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안양천·중랑천 뱃길 조성 사업은 시의회의 반대로 폐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서울시는 시금고로부터 빌렸던 단기차입금 1조원과 재정투융자기금에서 전용한 7,000억원을 올해 하반기 재산세 등의 세수가 확보되는 데로 전액 상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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