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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5월 4일] 수출효과 제고해야 진정한 경기회복

김동수(수출입은행장)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이것이 지금 우리경제 상황이 아닐까 싶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락했던 주요 경제지표가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며 봄맞이를 서두르고 있으나 여전히 서민과 중소기업들의 가슴속은 한겨울이나 다름없다. 금융위기 이후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 대외여건 개선에 따른 수출 회복 등으로 국내총생산(GDP)이 올 1ㆍ4분기에 0.1% 증가세로 반전하고 수출입은행의 해외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수출선행지수도 급락세를 멈추는 등 향후 수출 및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경기지표 개선조짐에도 불구하고 체감경기가 여전히 차가울 수밖에 없는 것은 무엇보다도 우리나라 경제의 추동력인 수출이 호전돼도 내수 분야로 빠르게 확산되지 못하는 구조적인 한계 때문이다. 수출 효과 감소의 근본적인 원인은 중소 부품소재산업의 경쟁력 약화로 수출 부품의 대부분을 외국에 의존하는 ‘가마우지형’ 수출 구조에 있다. 우리나라 부품소재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은 선진국의 75% 수준에 머무르는 반면 5대 정보기술(IT)제품의 경우 수입의존도가 64%에 달한다. 결국 수출로 번 금액의 36%만이 국내 경제로 유입되기 때문에 수출 증가 효과가 제대로 국내 산업으로 파급되지 않는 것이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수입의존적 수출 구조가 국내 부품업체의 위축을 더욱 심화시켜 의존도를 높이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제조업생산 중 부품소재 생산비중은 지난 2004년 40%대로 증가한 후 정체돼 일본의 78%에 크게 못 미칠 뿐 아니라 중국의 65%보다도 낮은 실정이다. 20년 전 일본의 고무로 나오키 박사가 ‘한국의 붕괴’라는 책에서 ‘부품산업이 일천한 한국 산업은 생존할 수 없다’고 지적한 것이 새삼 되새겨진다. 수출 증가가 고용유발 및 내수촉진으로 확산되는 건실한 경제구조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중소 부품소재 기업들이 기술혁신 역량 확충 및 수출 마케팅 강화, 글로벌 경영능력 제고에 나서야 한다. 또 정부는 이들 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정책금융기관 입장에서는 위험이 높아 민간투자가 활성화되지 않는 부품소재산업에 대한 기술개발 및 무역금융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또 사모투자펀드ㆍ엔젤투자 등 민간자본이 유입될 수 있도록 위험부담을 줄여주는 역할을 강화하는 한편 수출 마케팅과 글로벌 경영에 대한 컨설팅 지원도 내실 있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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