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피라미드 사기 투자자도 일부 책임

금융피라미드 사기 투자자도 일부 책임

실현 가능성이 낮은 고수익보장 약속을 믿고 금융피라미드 상품에 투자했다가 피해를 입었다면 투자자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지법 동부지원 민사3부(재판장 조승곤·趙承坤 부장판사)는 3일 이모(49)씨가 「단기간에 고수익을 올리도록 해주겠다」는 권유에 속아 돈을 투자했다가 손해를 입었다며 N투자신탁 전무 고모(52)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8,336만7,998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는 원고 등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들을 현혹해 단기간 내에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유인함으로써 투자명목으로 돈을 편취한 사실이 인정된다』면서 『피고는 원고에게 사기행위로 가로챈 투자금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원고는 사실상 실현불가능한 투자이득 약속에 따라 돈을 투자하면서도 그 가능성을 문의하거나 확인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며 『투자금 중 원고의 과실비율 30%를 제한 70%를 지급하라』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해 8월 『1구좌당 75만원을 투자하면 회사에서 25만원을 보태 100만원짜리 투자금 증서를 발급해주고 5일 후부터 5∼6일 간격으로 1회에 20만원씩 합계 12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고씨의 권유에 속아 1억1,900만여원을 투자했다 돈을 받지 못하자 지난 2월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김정곤기자

입력시간 2000/10/03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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