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피해 가구주, 보험사와 한판 전쟁 불가피

미국 뉴올리언스 등 동남부 지역을 휩쓴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파괴된 집들의 복구를 위한 비용을 누가 떠맡아야 하는 지를 두고 법적인 논란이 일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허리케인 피해가 집중된 루이지애나주의 빈민 밀집지역에서 홍수 보험에 가입한 주택은 4분의 1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된다. 보험에 가입된 주택일지라도 복구비 부담 주체에 대해서는 논란의 소지가 크다.

보험업체가 피해보상을 책임져야 하는 지는 피해가 카트리나와 그에 따른 침수에 의한 것인지 여부에 달려 있다. 대원칙은 강풍이나 '하늘에서 떨어진 물'에 의한피해는 보험업체들이 책임지지만 '땅에서 비롯된 물' 피해는 '연방 홍수보험 프로그램'이 책임진다는 것.

많은 주택 소유자들은 주택 파손을 야기한 홍수는 둑의 붕괴를 야기한 허리케인때문이라고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루이지애나주 보험부의 제임스 도닐런법률고문은 "보험업체들이 선뜻 책임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 문제는 법정에서 결론이 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또 연방 홍수보험의 보상액은 한도가 25만달러에 불과해 고급주택의 경우 재건축 비용에 한참 못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침수된 뉴 올리언스의 고급주택단지'메테어리 클럽 가든스'의 주택가격은 150만-600만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이 정도의 보험이라도 든 사람은 그나마 다행이다. 대부분의 주택 보유자들이 가입하는 표준보험은 태풍 피해만을 보상해줄 뿐이며 '연방 홍수보험 프로그램'이 지원해 홍수까지 보상해주는 보험은 보상범위가 제한돼 있을뿐만 아니라 20만달러짜리 주택의 경우 연간 보험료가 1천달러에 이를만큼 비싸기 때문에 가입을 꺼리는 주택 소유자들이 많다.

보험업체들을 대리하는 E.L. 헨리 변호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긴급사태는 끝났을지 몰라도 재정적인 악몽은 이제 시작"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