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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명 무용수가 그리는 사랑과 욕망의 몸짓

■ 국립발레단 '라 바야데르'

비탈진 언덕 세트. 그 위로 하얀색 튀튀(발레 치마)를 입은 발레리나 32명이 한 명씩 차례로 내려온다. 한쪽 다리로 중심을 잡고 다른 쪽 다리는 무릎을 편 채 90도 이상 뒤로 올린다. 까다로운 아라베스크 동작이다. 32명의 무용수가 세 걸음에 한 번씩 아라베스크를 반복하며 가파른 언덕을 내려온다. 32명이 모두 무대에 도달해 완벽한 대열을 갖추자 본격적인 군무가 시작된다.

지난 21일 국립발레단의'라 바야데르'연습 현장에서 공개된 3막'쉐이드(Shade·망령들의 왕국)'의 한 장면이다. 고대 인도 전사 솔로르는 그의 배신으로 목숨을 잃은 사원의 무희 니키아를 그리워하다 삶과 죽음 경계, 망령의 왕국에서 마침내 재회한다. 이곳에서 망령들을 연기하는 무용수 32명의 군무는'라 바야데르'의 백미로 꼽힌다.

프랑스어로'인도의 무희'라는 뜻을 가진'라 바야데르'는 고대 인도를 배경으로 무희 니키아, 권력과 사랑을 두고 갈등하는 전사 솔로르, 매혹적이면서 간교한 공주 감자티를 둘러싼 사랑과 욕망을 그린 이야기다. 이루지 못할 사랑의 아픔과 죽음을 뛰어넘는 영원한 사랑을 애절한 몸짓에 담아 동양의'지젤'이라 불리기도 한다.

국립발레단이 오는 4월 9일부터 14일까지'라 바야데르'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린다. 이는 1995년 국립극장 초연 이후 18년만의 재공연이다.'라 바야데르'는'발레의 블록버스터'라고 불릴 만큼 화려한 볼거리로 유명하다. 제작비만 15억원 규모로 통상적으로 발레 작품 하나를 무대에 올리는 비용보다 2.5배 가량 더 들었다. 화려한 무대, 120여명의 무용수는 물론 국내 최초로 200여벌의 의상을 이태리에서 직접 공수했다.



본래 이 작품은 프랑스 출신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 안무로 1877년 러시아 마린스키 극장에서 초연됐다. 국립발레단은 이번에 유리 그리가로비치가 안무한 볼쇼이 발레단 버전을 소개한다. 그리가로비치는 국립발레단의 특성을 살려 일부 안무를 직접 다듬기도 했다.

이번 공연에는 국립발레단 주역 무용수들이 총출동한다. 니키아-솔로르 역을 김지영-이동훈, 김리회-정영재, 이은원-김기완, 박슬기-이영철 등 네 커플이 번갈아 맡는다. 감자티 역에는 이은원, 신승원, 박슬기가, 브라만 역은 이영철, 김용걸이 캐스팅됐다. 소로킨 파벨이 지휘하는 코리아심포니오케스트라가 루드비히 밍쿠스가 작곡한 음악을 연주한다. 5,000원∼10만원. (02)587-6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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