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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대 고비에 직면한 한미FTA 협상
입력2006-10-29 16:54:19
수정
2006.10.29 16:54:19
한미 양국이 자유무역협정(FTA) 4차 협상을 마무리했다. 이번 제주 협상은 미국이 1,000개 품목의 관세를 즉시 철폐로 바꾸는 수정안을 냈고 우리 측도 농산물 민감품목 가운데 50여 품목의 개방시기를 앞당기기로 하는 등 서로 양보가 이루어지는 일부 진전이 있었다. 그러나 4차 협상의 결과는 역시 ‘가지치기’에 지나지 않았으며 섬유ㆍ자동차ㆍ무역구제 등 핵심쟁점이 모두 5차 협상으로 넘어갔다.
양국이 당초 계획했던 연내 기본합의 방침을 바꿔 오는 12월 미국에서의 5차 협상 이후 다시 내년 1월 서울에서 6차 협상을 갖기로 잠정 합의한 것도 그만큼 협상의 진전이 어렵다는 점을 증명하는 것이다. 따라서 양국이 한미 FTA를 제대로 마무리하려면 5차 협상에서 큰 줄기를 잡는 ‘빅딜’이 이루어져야 하며 이제 두 나라 모두 중대한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다가온 셈이다.
지난해 교역규모가 720억달러에 달하는 한미 양국의 FTA 협상은 우리뿐만 아니라 미국에도 중요한 경제사안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지금까지 FTA를 체결한 국가들과의 교역규모가 작고 장차 일본ㆍ브라질 등 중요 경제권과의 협상을 앞둔 미국으로서는 한미 FTA의 성사 여부와 향방이 훨씬 더 중요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는 미국이 처한 여건을 지렛대로 최소한의 양보와 최대한의 성과를 거두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 측이 양보하기 힘든 개성공단 제품의 원산지 인정 문제 등을 끝까지 물고늘어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도리어 개성공단 문제와 같은 정치성이 짙은 사안은 추후 협상으로 미루는 방안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쌀시장 개방 문제도 무조건 반대만 할 게 아니라 먼저 관세화를 내거는 과감한 자세가 양보를 최소화하면서도 결정적인 협상 타결의 계기를 마련해줄 수도 있다. 상대가 있는 양자 협상에서 일방적인 양보만 얻어낼 수는 없는 만큼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다는 전향적인 협상 자세가 요구된다 하겠다.
이제 한미 FTA 협상은 막바지 단계로 접어들었다. 미국 의회가 행정부에 부여한 ‘무역촉진권한(TPA)’ 만료 시한에 구애를 받아서는 곤란하지만 국내 여론이 불안하고 대통령선거가 다가온다고 해서 중단을 고려하면서 협상에 나서는 태도도 절대 금물이다. 12월 5차 협상에서는 양국 협상단이 획기적인 양보안으로 한미 FTA의 골격을 완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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