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한국건축문화大賞] 준공부문 우수상 '우면동 스튜디오'

주변과 소통하는 공간

우면동 스튜디오는 주변과 소통하는 틈의 공간을 만들고 있다.

2층 단독주택의 평범한 틀을 갖추고 있지만 내부의 널찍한 마당과 1층, 2층이 서로 각을 지어 만나면서 만들어지는 공간은 주변 가옥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점이다.

한옥을 닮은 ‘ㄷ’자형의 구조는 거주공간과 작업실 사이의 마당을 안고 있는 형상이다.

한옥 구조 자체가 환기, 채광의 효과를 갖고 있지만 마당은 거주자가 쉴 수 있는 틈을 만드는 중요한 공간이다. 자기집을 집 밖에서가 아닌 자기집 안에서 볼 수 있는 집이 가장 좋은 집이라는 설계자의 지론이 담겨 있다.

우면동 스튜디오는 마당이 중심이다. 계단실의 창과 작업실의 창 모두 마당을 바라보고 있다. 마당이라는 틈을 통해 외부환경이 안으로 끌려 들어온다.

4계절의 변화를 마당에서 느낄 수 있으며 모든 공간과 소통하는 마당은 거주자인 화가에게 영감을 주는 셈이다.

거실에서 작업실로 가는 통로는 비어 있는 공간으로 마당과 연결된다. 바닥을 잔디와 침목으로 처리해 외부 작업실의 역할을 한다. 작업실과 옹벽사이에는 작은 공간을 마련해 여유로움을 주고 외부와 소통하게 한다.

경사지붕이 흘러내리면서 만들어진 계단실의 선과 계단실의 기울어진 창의 선, 작업실 지붕의 천창(천정에 만들어진 창) 등 직각으로 짜여진 공간 사이로 흐르는 사선은 역동성과 긴장감을 드러내고 있다.

집 동쪽은 옆집의 벽을 그대로 살려 마당의 한 벽으로 사용하고 있다. 외장은 노출콘크리트다. 차갑고 무미건조한 재료지만 송판무늬를 살린 콘크리트를 사용해 자연의 질감을 나타내고 있다.

지붕과 계단실 일부에 사용된 무채색의 아연합금판도 금속재질이 갖는 차가움과 변화의 느낌을 살리고 있다.

틈은 작은 공간이지만 거주자에게 풍요로움과 여유를 준다. 도시계획적인 면에서는 건물 사이의 오픈스페이스(공개공간)는 좀 더 큰 의미의 틈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