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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달팽이마라톤] "허브천문공원 등 명품 둘레길 걸으며 가족의 정 더 깊어졌죠"

강동성심병원 직원 100여명 등 단체팀도 줄지어 참가

강동구 일자산 그린웨이 코스 빼어난 절경에 감탄 절로

"준비운동하며 몸 풀어요"-19일 오전 서울 강동구 일자산 그린웨이 코스에서 열린 제4회 서울둘레길 달팽이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본격적인 걷기에 나서기에 앞서 준비운동을 하며 몸을 풀고 있다. /이호재기자

참가 인증사진 ''찰칵''-19일 달팽이 마라톤 참가자들이 달팽이 캐릭터를 사이에 두고 인증사진을 찍고 있다. 서울경제 디지털브랜드 ''썸''은 21일까지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sedailythumb) 이벤트 게시물에 참가 인증사진을 올리면 선발해 커피 상품권을 증정한다. /이호재기자


"혼자 걷는 것도 좋기는 한데, 오늘처럼 다 큰 딸과 함께 걸을 수 있어 더 좋습니다."

서울 강동구에 사는 송재실(59)씨는 주말인 19일 오전 대학생 딸과 함께 숲길을 걸었다. 서울경제와 강동구가 공동 주최한 서울둘레길 달팽이 마라톤 대회에 참석한 것이다. 157km의 서울둘레길을 매달 최적의 코스를 엄선해 시민들과 걷는 달팽이 마라톤이 이달 강동구 코스에서 열린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딸과 함께 꼭 걸어 보겠다'고 마음 먹었던 것이다.

늦잠을 자고 싶어하는 대학생 딸을 애써 깨워 함께 온 보람이 있었다. 송씨는 "이렇게 나란히 걷다 보면 평소엔 못하던 속 깊은 얘기도 술술 하게 된다"며 연신 싱글벙글이다. 옆에 걷던 딸 역시 "술을 좀 줄이시라고 하는데 잘 안 듣는다"며 새침하게 얘기했지만, 부녀는 이내 웃음을 터트렸다.

서울둘레길의 원조격이라고 할 수 있는 강동구 일자산 그린웨이 코스에서 열린 제4회 서울둘레길 달팽이 마라톤은 바쁜 일상으로 속깊은 대화를 나누기 어려운 가족들에게 조용한 숲길을 걸으며 그동안 못한 속내를 꺼낼 수 있게 만든 소통의 시간이었다.

스스로를 문제아라고 불렀던 고등학생 A군도 이날은 부모와 손을 잡고 참가했다. A군은 "그동안 한번도 부모님과 오랜 시간을 걸어본 적이 없는데, 숲길을 함께 걸으며 그동안 속으로 고민하던 얘기를 많이 나눌 수 있었다"며 "부모님과 둘레길을 함께 걷는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A군의 이마에는 금새 땀이 송글송글 맺히기 시작했다.

청명한 가을 날씨가 이어진 이날 대회는 그 어느 때 보다 많은 1,50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하늘은 눈부신 파란 색을 그대로 드러냈고, 나무와 잔디의 초록은 절정을 이뤘다. 시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날씨가 기가 막히다"며 "걷기에 이만한 날씨도 없을 것"이라고 즐거워했다.



단체팀도 대거 참여했다. 강동성심병원은 직원 100여명이 파란 유니폼을 입고 둘레길을 완주했다. 음정아 강동성심병원 홍보팀장은 "동료 직원들과 함께 산책하는 의미도 있지만, 지역 주민들과 교감을 더 강화하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로 힘든 나날을 보낼 때 지역 주민들이 많은 격려를 해 와 도움을 받았다며 "이런 행사에라도 나와 주민들과 어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달팽이 마라톤이 서울둘레길 중 숨어 있는 명코스를 소개해 줘 주민들과 교감하며 걸을 수 있어서 정말 뜻깊은 하루였다"고 덧붙였다.

대회 코스 곳곳에 배치된 자원봉사자들의 활약도 돋보였다. 친구 10여명과 함께 걷던 고등학생 김동현(17)군은 중간 지점 이후 내리막길을 내려오던 중 발을 살짝 삐는 사고를 당했다. 하지만 자원봉사를 나온 친구들이 부축해 준 덕분에 코스를 완주할 수 있었다. 김군은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완주를 하니까 아픈 것도 사라졌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행사를 주최한 서울경제에 대한 관심도 급증했다. 학생들을 인솔하고 대회에 참여한 청소년진로상담센터 '인터넷꿈희망터'의 박윤수 연구원은 "대회 참가전에 서울경제 신문을 읽고 몇가지 이슈를 정리해 주민· 학생들과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며 "이렇게 좋은 날 명코스를 걸을 수 있도록 해 준 서울경제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날 2,000명의 시민들이 걸은 일자산 그린웨이 코스는 2009년 국제시민스포츠연맹으로부터 '아름답고 걷기 좋은 코스'로 국제인증을 받았을 정도로 걷기에는 제격이다. 급경사가 없이 완만한 데다 거리도 4km 정도여서 유아를 동반하고 걸을 수 있을 정도로 무난하다는 평가다. 김모(44)씨는 "둘레길 양 옆에 밤나무와 상수리나무, 아카시아가 우거져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는 데다 은은한 풀냄새에 한껏 취할 수 있어 좋았다"며 "서울둘레길이 이렇게 좋은 줄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코스 중간에는 산토끼들이 나타나 한가로이 풀을 뜯는 모습이 목격돼 시민들이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는 흔치 않는 장면도 연출됐다.

이날 대회를 위해 매일유업과 CJ푸드빌에 각각 우유와 단팥빵을 제공해 시민들로부터 큰 인기를 모았다. 이해식 강동구청장은 "매달 강동 그린웨이 걷기대회를 운영해 왔는데, 이번에는 달팽이 마라톤과 함께 해 더욱 의미 있는 행사가 됐다"고 말했다. 10월 달팽이 마라톤 행사는 노원구 코스에서 열린다. 행사 2주전 서울경제 지면과 홈페이지 등을 통해 자세한 일정이 안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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