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르기 라이네문트(사진) 독일 연방하원 재무위원장은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과 독일의 앞날에 대해 비교적 낙관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라이네문트 위원장은 메르켈 정부의 연정(聯政) 파트너인 자유민주당(FDP) 소속이다. FDP는 유로본드(유럽 공동발행 채권) 발행 등 독일의 재정부담을 늘리는 해법에 대해 강경한 반대 입장을 고수하는 정당이다.
유럽 재정위기 해법에 대한 그의 입장은 단호했다. 그는 위기발생이 "남유럽 국가들의 과도한 부채와 부동산 버블 붕괴, 금융부실 등 다양한 요인이 어우러진 결과"라고 진단하며 긴축만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정공법이라는 주장을 폈다. 그는 "고통스러운 긴축 없이 경쟁력을 되찾는 기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동시에 교육과 인프라에 대한 과감한 투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스의 앞날에 대해서는 비교적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리스가 유로존에 잔류할지 여부는 어디까지나 그리스인들의 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라이네문트 위원장은 "그리스에 투자자들이 돌아와 경제가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각종 불확실성이 제거돼야 한다"면서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만들어 임금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과도한 연금제도도 개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독일과 유럽중앙은행(ECB) 등이 제시한 해법에 따르지 않고는 지금의 고통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음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셈이다.
독일경제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위험요인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으로 볼 만한 점이 훨씬 많다고 강조했다. 독일은 유로존 위기 이전부터 각종 개혁을 통해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힘을 길러왔다는 것이다. 그는 "독일이 더 이상 예전의 영광에 편히 머무를 수는 없지만 교육과 연구개발(R&D)에 대한 끊임없는 투자와 탄탄한 사회기반시설이 미래를 위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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