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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산전 오산 배전반공장(도전과 창조의 현장)
입력1997-09-02 00:00:00
수정
1997.09.02 00:00:00
고진갑 기자
◎「흐름라인」 구축 생산성 혁명/부서칸막이 제거/전체공정 ‘한눈에’/재고량 50% 줄고 사고대응 신속 ‘이점’경기도 오산에 자리잡은 LG산전 배전반 공장.
이 공장에 들어서면 라인별로 5∼6명씩 팀을 이뤄 각자 맡은 일에 열중하고 있다. 이때 갑자기 용접라인에 경고등이 들어왔다. 곧 담당자들이 모여들고 잘못된 부위를 찾아 고치기 시작한다. 사고원인을 찾아내 고치기까지는 채 3분도 걸리지 않았다.
이처럼 신속한 사후대응을 할 수 있는 것은 「흐름생산라인」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흐름생산라인이란 모든 생산라인을 공정순서별로 차례차례 진행되도록 만들어 모든 공정을 한 눈에 보이도록 관리하는 새로운 생산방식이다.
이 생산방식은 생산할 제품을 한군데로 모아두는 종전의 방식과는 달리 문제가 발생했을 때 곧바로 찾아내 신속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공장은 지난 95년부터 공장혁신작업의 일환으로 이 생산방식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경영환경변화에 따른 기업체질을 강화하고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해서였다.
물론 흐름라인 도입이 쉬웠던 것은 아니었다. 특히 제품특성상 표준화가 어려운 배전반생산에 이 방식을 적용한다는 것은 누구도 쉽게 생각하기 힘든 일이었다. 전원공급 제어장치인 배전반은 1백10볼트에서 2만볼트까지 품목이 다양하기 때문에 규격화된 라인공정을 구축하기란 거의 불가능했다.
변화를 싫어하는 직원들의 고정관념을 없애는 것도 흐름라인도입의 걸림돌이었다. 노조는 『혁신활동이라는 허울좋은 핑계를 내세워 감원하려고 한다』는 등 불평을 쏟아냈다.
그러나 회사측은 어차피 겪어야 할 변혁이라면 과감히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결정했다. 우선 직원들의 의식부터 바꾸는데 주력했다. 특히 「기본에 철저하자」는 점을 강조하며 혁신에 대한 마인드를 고취시켰다. 현장개선학교 운영, 3불(불일치, 불필요, 불균형)제거, 자주개선반운영 등 의식개혁 운동을 병행하며 흐름라인을 서서히 도입했다.
의식개혁부터 시작한 것이 큰 효력을 발휘했다. 무작정 강요한 것이 아니라 「바꿔야 한다」는 당위성을 주입시키고 공정진행과정을 한눈에 보면서 무엇이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게 했다.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김대균 공장장은 『도입에 앞서 직원들의 거부감을 없애는 것이 무엇보다 어려웠다』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해 「한번 해 보자」「바꾸지 않으면 살 수 없다」는 등의 의식을 고취시키며 지속적인 혁신을 추진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산방식을 전환하기 시작했다. 필요한 만큼만 만드는 방식인 후보충 방식을 채택했다. 이에다라 재고는 줄어들기 시작했고 낭비적인 요소도 현저히 감소했다. 라인길이도 자연히 줄어들었다.
이 공장은 이같은 혁신활동을 통해 지난해 재고량이 1백억원에서 최근에는 45억원수준으로 50%남짓 줄였다. 생산성도 자연히 높아졌다. 제품 하나를 만드는데 드는 시간도 지난 95년 26일에서 지난해에는 23일, 올해는 15일로 단축됐다.
이 라인도입에 따른 조직활성화등 정서적인 측면에서의 성과도 돗보인다.
정창환 혁신팀장은 『흐름라인 도입으로 칸막이가 제거됨과 동시에 부서간의 벽이 없어져 노사협력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오산=고진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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