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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선 일본 완전제압

작년 총수주실적·가격-기술경쟁력 모두 크게 앞질러한국과 일본이 조선산업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인 지 10여년 만에 한국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일본을 완전히 압도, 세계 조선시장에서 「독주체제」를 갖추기 시작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수주 실적은 총 1,280만톤(227척)으로 873만톤(237척)에 그친 일본을 크게 따돌렸을 뿐만 아니라 수주 내용면에서도 전 선종에서 고른 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본은 저가 선박이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 경쟁력을 완전히 상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조선업계는 총 227척 중 저가 선박으로 부가가치가 낮은 벌크선은 전체의 28.2%인 64척에 불과했다. 그러나 일본은 벌크선 수주 물량이 전체의 81.6%인 194척을 기록했다. 또한 전세계 경제 회복으로 인한 물동량이 증가하면서 발주가 늘고 있는 컨테이너선의 경우도 한국은 전년의 2배 이상인 76척을 수주한 반면 일본은 전년보다 3척 줄어든 8척에 불과했다. 이와 함께 원유운반선, 유조선(탱커), 특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의 경우 일본은 한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실적이 저조했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선가가 낮아 국내업체들이 거들떠 보지 않던 것을 일본은 가져갔다고 말해도 크게 어긋나지 않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일본의 이같은 몰락은 가깝게는 엔고와 자국 업계내 구조조정으로 인해 가격경쟁력이 한국에 비해 20~30% 악화된 탓이다. 하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한국이 가격경쟁력뿐만 아니라 기술경쟁력에서도 일본을 추월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국내 조선업계의 분석이다. 후발 주자였던 한국은 가격을 낮추면서도 다양한 설계 기술을 개발, 고객(선사)들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하는 능력을 갖춰나갔으나 일본은 다양한 사양 변경보다는 표준선형을 정한 채 선사들이 여기에 맞추도록 했던 것이다. 국내 조선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2차례에 걸친 산업 구조조정으로 조선산업 종사자들의 평균 연령이 50세를 넘고 설계 인력도 태부족, 설계 기술을 끌어올리지 못해 외국 선사들의 발길을 뜸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이런 추이라면 우리나라가 최소한 10년 이상은 세계 조선 1위국으로 위상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객선, 해양유전개발선, 가스선 등 특수·고부가선을 생산하는 조선소로 탈바꿈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주용기자JYMO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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