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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리비아] 사우디 '스와프' 카드에 패닉은 면해

-아시아행 고급 스위트오일 유럽 보내고.. 중동산 중질유 아시아로 보내 세계 최대 석유수출국 사우디아라비아가 리비아 시위 사태로 패닉 상태에 빠진 원유 시장을 안정시키고 원유 수급 정상화를 위해 구체적인 계획들을 내놓기 시작했다. 리비아 시위가 악화일로로 치달은 24일 브렌트유가 장중 7.7% 급등하며 120달러 근처까지 치솟자 사우디는 ‘원유 스와프’이라는 비책을 제시했다. 사우디가 적극적 행보에 나서면서 국제 유가가 다시 내림세로 돌아서는 등 국제 석유 시장은 일단 ‘사우디 효과’에 일단 긍정적 반응을 보였으나 전문가들은 불안한 사우디 정국이 향후 국제 유가를 결정짓는 최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25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사우디는 리비아 시위로 시설 가동을 중단한 유럽 정유업체들과 원유 수급을 논의하기 위해 구체적 논의를 시작했다. 에니(ENI), 렙솔, 토탈, 등 유럽 정유업체들은 리비아에서 원유 정제 및 채굴 작업을 중단하고 대부분의 인력을 철수한 상태다. 사우디가 유럽 정유업체에 꺼내든 카드는 원유 스와프. 아시아지역으로 공급되는 리비아와 알제리등 아프리카산 고급 원유(sweet oil) 대부분을 유럽 쪽으로 보내는 대신 사우디는 아시아 지역에 그에 상승하는 원유를 보내는 방식이다. 사우디가 스와프 방식을 고려한 것은 생산이 사실상 중단된 리비아 산 원유가 유황성분이 적고 비중이 낮은 스위트 오일이라는 특성에서 연유한다. 반면 사우디 등 중동산 원유는 유황성분이 많고 비중이 높아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유럽은 정제 시설이 낙후돼 중동 산 원유를 정제하기 어렵고 정제 비용도 더 많이 든다. 중동산 원유는 아프리카산 원유와 반대로 신 냄새가 난다고 해서 ‘사우어 오일(sour oil)’로 부른다. 리비아의 세계 원유 생산 비중이 1.7%에 그치지만 북해산 브렌트유가 리비아 시위 사태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도 리비아산 원유가 고품질의 스위트 오일이어서 대체 원유가 많지 않기 때문. 이에 따라 유럽은 리비아 대신 스위트 원유를 생산하는 알제리나 나이지리아로 눈을 돌리면서 국제 유가를 끌어올렸다. 익명을 요구한 사우디 고위 관계자는 “원유 스와프 방식이 현 상황에서 가장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한다”며 “유럽 정유업체들에 구체적으로 원하는 원유 종류에 대해 묻고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는 이 밖에 자국에서 증산한 원유를 송유관을 통해 북아프리카에 보낸 뒤 유럽에 공급하는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가 구체적 계획을 제시하자 유가는 내림세로 돌아서면서 사우디 효과를 증명했다. 24일 장중 7%까지 급등했던 브렌트유는 0.1% 상승에 그친 111.36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시장은 사우디가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석유수출기구(OPEC) 회원국들의 증산 용의가 더 무르익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정작 사우디는 반정부 시위 조짐이 일고 있어 사우디 효과가 제대로 발휘할 지는 좀 더 지켜 봐야 한다. FT는 “사우디아라비아로 시위가 확산된다면 원유 시장은 그야말로 끔찍한 공포를 체험할 것”이라며 “사우디 당국은 정치적 수사에 그치지 말고 제시한 계획들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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