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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달러선 뚫은 유가… 추세 상승은 "글쎄"

리비아發 공급 차질·수요 증가 전망에 연중 최고치

전문가들 "여전히 초과 생산… 65弗이 1차 저항선"


국제유가가 5일(현지시간)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중동 정세 불안이라는 지정학적 요인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가격 인상, 계절적 수요 증가 기대감 등이 맞물린 결과다. 일각에서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 배럴당 65달러선이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유가의 첫 저항선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WTI 6월 인도분은 이날 배럴당 60.40달러로 장을 마쳐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60달러선을 돌파했다. 장중에는 올 들어 최고치인 61.10달러에 거래가가 형성되기도 했다. 영국 런던 시장의 북해산브렌트유 선물도 이날 장중 한때 배럴당 68.40달러까지 오르며 올 들어 가장 높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졌다.

유가의 이날 방향성을 결정지은 건 리비아발(發) 이슈다. 동부 석유수출항인 즈웨티나에서 발생한 노동자 시위로 하루 10만배럴가량의 원유 공급에 차질이 있을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가 북미 및 유럽 지역에 파는 아랍 중질유 가격을 인상했다는 소식도 "이 지역의 수요가 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해석을 낳으면서 유가 상승의 호재로 작용했다.

지난해 말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불가 방침 발표를 계기로 배럴당 40달러대까지 급락했던 유가는 한 달 전부터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WTI와 브렌트유의 지난달 상승폭은 각각 25.27%, 21.18%에 달했다. JP모건은 이에 대해 "(양적완화 효과를 보고 있는) 유럽의 강한 수요가 주된 촉매제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지난 1일 기준 미국석유협회(API)가 발표한 미 원유재고분이 올 들어 처음으로 전주 대비 150만배럴 감소하는 등 수급 불균형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될 조짐을 보인 것도 유가 상승 전망의 배경이다.



반면 바클레이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원유 시장은 아직 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세계 경제의) 약한 펀더멘털은 시장 심리를 억누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근 유가 추이가 지정학적 요인 등 대부분 단발성 이슈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도 '추세적 반등' 국면으로 예단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오는 6월 OPEC 회의에서도 감산 결정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인 가운데 로이터는 "OPEC이 전체 수요에 비해 하루 200만배럴 이상 초과 생산을 하고 있어 원유 시장의 공급 과잉 상태는 여전하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셰일업체의 손익분기점인 배럴당 65달러(WTI 기준)가 유가의 1차 가격 천장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저유가 국면에서 사업 규모를 급격히 줄였던 이들 업체가 이 가격대에서는 생산량을 다시 급격히 늘려 유가를 끌어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최대 셰일업체 EOG리소스는 이날 "WTI 가격이 65달러 이상 오르면 두자릿수 규모의 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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