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급 신화’의 주인공인 박찬욱 서울지방국세청장이 25일 퇴임하자 국세청에서는 ‘제2의 박찬욱’ 후보들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군표 국세청장이 여러 차례에 걸쳐 “9급이나 8급에서 출발해도 고위직으로 승진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겠다”고 밝혔고 조만간 서울청장과 중부청장 인사에 따른 후속 간부급 인사도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 9급 출신으로 고위공무원단에 속한 인사는 왕기현 중부청 조사2국장이 유일하다. 전북 남원 출신인 왕 국장은 철도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철도청에서 공직을 시작, 교육인적자원부와 재무부 등을 거쳐 90년 국세청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지난해 말 본청 조사국 국제조사과장에서 승진했다. 고공단 편입을 눈앞에 둔 부이사관에는 9급 출신들이 상당수 포진해 있다. 김정민 광주지방청 조사2국장을 비롯해 김명섭 본청 조사1과장, 서현수 소비세과장, 김상현 국세공무원교육원 과장 등이다. 이들은 모두 50년생으로 내년부터 명퇴 대상이 돼 1급까지 오르기는 힘들 수도 있다는 게 국세청 안팎의 관측이다. 그러나 박 전 청장이 서울청 조사4국장에서 1년6개월여 만에 서울청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던 점을 감안할 때 기회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들 외에 세무대학 1기 출신인 김영기 통계기획팀장(3급, 8급 출발)도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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