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 구단은 23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강정호에 대한 교섭권을 획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피츠버그는 다음달 21일 오전7시까지 강정호와 독점으로 입단 협상을 벌이게 된다. 협상이 결렬되면 피츠버그 구단은 입찰액을 돌려받고 강정호는 일본 진출로 선회하거나 넥센에 잔류하게 된다.
피츠버그는 강정호 입찰에 뛰어들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던 의외의 팀이다. 피츠버그의 입찰 소식을 트위터를 통해 최초로 알린 존 헤이먼 CBS스포츠 칼럼니스트는 "피츠버그는 강정호 입찰에 나설 팀으로는 보이지 않았다"며 "피츠버그는 유격수 조디 머서를 뒷받침할 백업 유격수 숀 로드리게스를 보유하고 있고 2루에는 닐 워커, 3루에는 조시 해리슨이 버티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들 붙박이와의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넥센에서 유격수로 타율 0.356에 40홈런 117타점(117경기)을 올린 강정호는 내야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강정호는 머서와 주전 유격수 다툼을 벌일 가능성이 가장 커 보인다. 머서는 올해 149경기에서 타율 0.255에 12홈런 55타점을 올렸다. 수비는 좋지만 타격에 기복이 있다. 워커의 성적은 137경기 출전에 타율 0.271 23홈런 76타점. 해리슨은 타율 0.315 13홈런 77타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워커는 재계약이 확실하지 않고 해리슨은 올 시즌 '반짝'일 수 있어 강정호는 언제든 내야의 빈틈을 파고들 수 있다. 내야가 당장은 견고하지만 내년에도 걱정 없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는 피츠버그는 한국프로야구에서 검증을 마친 다재다능한 내야수를 '보험'으로 영입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닐 헌팅턴 피츠버그 단장은 "강정호를 우리 시스템에 더할 기회를 얻게 돼 기쁘다"며 "강정호, 그의 에이전트와 협상을 시작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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