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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회계사 도덕적해이, 검찰 칼 빼들었다

검찰이 공인회계사들의 금품수수 등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에 대해 잇따라 칼을 빼 들고 있어 주목된다. 서울지검 금융조사부(금조부)는 최근 돈을 받고 감사 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한 회계사를 잇따라 2명이나 구속했다. 이인규 금융조사부장은 “SK글로벌 분식회계 사건 등으로 회계 투명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으나 여전히 분식회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도 업계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회계부정에 대해서는 강력 대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회계사들은 기업들이 회계부정을 암묵적으로 요구하고 있고 부실회계가 터질 경우 법적ㆍ경제적 책임을 지는데다 최근 들어서는 회계사 급증에 따른 수임경쟁까지 가열되자 “점점 힘들어진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돈 받고 허위감사 잇따라= 서울지검 금융조사부는 28일 금품 청탁을 받고 감사 보고서를 허위 작성해준 혐의(공인회계사법 위반)로 회계사 민모(42)씨를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민씨는 2001년 3월 전자장비 생산업체인 L사 대표 이모씨로부터 청탁을 받아 2000년도 회계 감사의견이 `적정`이라는 취지의 감사보고서를 작성해준 대가로 7,800만원의 현금과 주식 등 1억원 상당을 받은 혐의다. 이 회사는 허위 감사보고서로 주주총회를 열고 기술신용보증기금 등 금융기관에서 수십 억원의 대출을 받았다. 금조부는 앞서 지난 13일 회계사 이모(40)씨에 대해 2001년 3월 J텔레콤사가 다른 회계법인으로부터 `의견 거절`을 받은 사실을 알고도 실사 없이 허위로 `한정 의견`을 내준 뒤 J사로부터 2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했다. ◇투자금 회수 폭력배까지 동원= 지난 24일에는 경찰이 회계사 홍모(40)씨에 대해 특수강도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홍씨는 벤처사업가 김모씨(31)에게 7억여원을 투자했으나 김씨가 사업에 실패하고 태국으로 도피하자 조폭인 김모(39)씨 등에게 회수금의 30%를 주기로 하고 원정 폭력을 사주한 혐의다. ◇공인회계사들 “점점 힘들다”= 회계사들은 지난 99년 대우사태를 비롯해 올들어 SK글로벌 분식회계, 코오롱TNSㆍ굿모닝시티 사건 등에 잇따라 개입된 것이 드러나 눈총을 받아 왔다. 게다가 부실회계에 대해 투자자들은 물론 예금보험공사ㆍ금융감독원 등 관련기관이 소송을 내는 추세여서 애로가 가중되고 있다. 결국 지난달 23일에는 유명 포털 사이트인 드림위즈를 담당했던 모 회계법인 소속 회계사가 회계 처리 문제로 고민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당시 주변에선 장부를 유리하게 해줄 것을 요구하는 기업들의 관행이 도마위에 오르기도 했다. 회계사들은 또 2001년부터 선발인원이 1,000명으로 급증하며 수습들이 실무를 배울 기관조차 찾지 못하자 최근 금감원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회계사 김모(37)씨는 “회계 투명성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등 경영환경의 글로벌화에 맞춰 회계사들은 고달파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광본기자 kbg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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