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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윤수의 경영미학] 세계화시대의 진정한 국산품

한국인의 기묘한 국민정서가 빚어진 코미디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외국상품 불매운동 등을 가리켜 애국이라고 하는 것에 절대 반대다. 양담배 추방운동을 미국인들이 안다고 생각해 보라. 그들 역시 한국상품불매운동을 벌이면 한국의 산업은 어찌 되겠는가. 한국의 가장 큰 무역상대국은 미국이다. 진정으로 우리 몫을 챙기려면 대등한 교류관계에서 마인드부터 먼저 국제화를 이루어야 한다.자연자원하나 변변치 못한 나라다. 석유도, 쌀도 수입해야 한다. 한국의 힘이란 사람뿐이 아닌가. 많은 사람이 먹고살기 위해 일자리가 중요하다. 『외국기업도 한국에 있으면 한국기업이다』 구조조정으로 수많은 실업자가 양산될 즈음 오죽하면 대통령이 그런 메시지로 국민에게 호소했겠는가. IMF전 한국의 대기업들이 영국 등에 진출했을 때의 일이 새삼스럽다. 무엇 때문에 기업의 공장 준공식 때 콧대 높은 영국여왕까지 참석하였겠는가. IMF직후 FILA코리아는 수입 브랜드라는 이유로 매출에 엄청난 타격이 있었다. 그래서 3억원을 들여 일간지 18개에 『무엇이 진정한 국산(國産)입니까?』라는 제목의 광고를 냈다. 이 광고의 문제 제기는 당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국산품의 의미를 따져보고 또한 국산품 애용, 외국상품 불매운동이라는 「삐뚤어진 애국심」을 바로 잡자는 의도였다. 해외에서 생산하여 국내상표만 붙인게 국산인가? 해외상표라도 국내에서 생산한 제품이 국산인가? 더이상 외국에서 생산된 제품이 국산으로 왜곡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따지고 보면 국산, 외국산의 경계도 모호한 점이 많다. 쌍용자동차의 체어맨을 보라. 엔진과 트랜스미션은 독일 벤츠의 라이선스 생산이고 ABS장치는 독일 보쉬의 것이고 에어백은 스웨덴 노키아의 것이다. 가죽시트조차 스코트란드제 송아지 가죽이다. 사실상 수입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 껍데기만 한국산이고 알맹이는 모두 외제다. 더욱 한심한 일이 있다. R&D에 관하여 「하는 일의 90% 이상이 외국자료를 찾는 일이었다」는 한국최대 재벌인 S기술연구소의 연구원 증언이다. 어떻게 돈을 주고 라이선스를 들여올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 것만도 「첨단업무」로 통한다는 증언이 언론에 보도되었다. 이판에 순수국산기술 제품이 얼마나 있다고 장담하겠는가. 반면에 패션시장에서 외국브랜드를 싸게 사서 우리가 주인이 되어 비용과 위험부담도 적게 하면서 수출에 성공하는 경우도 있다. FILA코리아처럼 외국브랜드를 들여와서 우리 것으로 소화하여 국내외로 성장하는 사례도 있다. 이제 상품과 사람의 교류는 물론 자본까지 국경의 경계를 허물면서 넘나들고 있는 세상이다. 무릇 투명성, 효율성을 제고하면서 국제교류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상생(相生,WIN WIN)하는 것, 바로 그것이 삐뚤어진 애국심 그리고 부족한 기술을 뛰어넘는 슬기이다. /FILA코리아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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