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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리포트] 워런 의원 '반월가 전쟁 십자군' 떠오르자 친월가 성향 힐러리 클린턴 '곤혹'

워런, 골수 당원 지지 확산

힐러리는 침묵모드로 일관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위원(매사추세츠)이 '반월가 전쟁의 십자군'으로 떠오르면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곤혹스런 처지로 몰리고 있다.

월가는 유력한 대선주자인 클린턴 전 장관의 가장 큰 돈줄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뉴욕주 상원의원 출신으로 월가 거물들과 친분이 두텁고 금융권에 대한 시각도 우호적이다. 더구나 워런 의원이 무차별적인 금융규제 완화로 2008년 금융위기에 책임이 있다고 공격하는 로버트 루빈 씨티그룹 고문은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에 재무장관을 지냈다. 아직도 인기가 높은 남편의 후광에 의존하는 클린턴 전 장관 입장에서 '루빈 때리기'는 생각도 할 수 없는 카드다.

하지만 민주당 골수 당원들은 클린턴 전 장관의 친월가 성향에 반감을 갖고 대항마인 워런 의원에 환호하고 있다. 최근에는 2008·2012년 대선 당시 버락 오바마 캠프의 선거 참모 300여명이 대선 출마를 공개 촉구했고, 페이스북에는 대선 출마 청원이 2만4,000건을 기록했다.



미 정치전문매체인 '더 힐'은 "워런 의원이 반월가 행보를 보일수록 2016년 대선 출마에 대한 풀뿌리 당원들의 열망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자칫 6년 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밑바닥 표심을 등에 업은 오바마 후보에게 일격을 당했던 악몽을 떠오르게 한다.

딜레마에 빠진 클린턴 전 장관은 침묵 모드로 일관하고 있다. 다만 측근들이 "금융은 단순한 게 아니다"라며 "클린턴 전 장관은 월가의 비위를 맞추는 게 아니라 단지 점진적인 개혁을 추구하기 때문"이라며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 하지만 대선 출마 일정이 다가올수록 압박 수위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민주당 지지 시민단체들은 클린턴 전 장관에게 2016년 대선에 출마하려면 키스턴XL 송유관, 월가 개혁 등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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