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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진단/동대문 상가] 이대로는 안된다

「재래시장=우중충한 외관」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버린 깨끗한 건물외관, 인테리어, 그리고 환한 실내조명 등…. 분명 동대문시장은 백화점들이 경쟁의식을 가질 정도로 탈바꿈에 성공했다.하지만 소프트웨어도 그럴까? 고객들이 느끼는 불편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까닭이다. 동대문시장이 지금 상한가를 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것이「반짝장세」로 그치지 않고 「세계적인 패션 메카」로 떠오르기 위해서는 많은 것을 바꿔야 한다. ◇카드는 무용지물 사당동의 K씨(회사원·31)는 『한참을 돌아다닌 끝에 맘에드는 옷을 골랐는데 정작 현금이 없어 포기하고 말았다』고 털어놨다. 수수료를 놓고 백화점과 비씨카드사가 다툴때 이 카드로 결제하려던 고객들은 적지않은 불편을 겪었다. 그렇지만 동대문시장을 찾는 사람들에게 이는 다반사다. 일반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3대 패션쇼핑몰에 입점한 점포의 카드가맹 비율을 보면 밀리오레가 80%로 가장 높다. 두타는 20%정도며 프레야타운은 한자릿수다. 그러나 밀리오레조차도 「일정 금액 이하는 현금을 내라」는 가게가 적지않다. 두타는 상인들의 호응이 없자 아예 카드 발급대를 치워버렸다. 프레야타운은 아직까지 카드발급에 대한 방침도 정하지 못한 상태. 상인들이 수수료에 부담을 느껴 사용을 꺼려한다는 이유에서다. K씨는 『백화점에 버금가는 현대식 건물을 지어 손님을 끌어놓고는 카드를 받지 않겠다니 도대체 무슨 심사인지 모르겠다』고 흥분했다. ◇가격을 믿을 수 없다 이달 중순부터 밀리오레와 두타는 앞다퉈 세일을 벌이는 중이다. 프레야타운은 지난해말 세일을 끝냈다. 그러나 속을 알고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 평소 판매방식이 정찰가격제가 아니라 흥정에 따라 값이 달라지는 「재래식」인 까닭이다. 가격표를 붙여놓는 비중은 10%선(두타의 경우)에 불과하다. 그러다가 막상 세일을 할때는 백화점처럼 원래 판매가격위에 줄을 긋고 할인한 가격을 아래에 표시하는 가격표를 달아놓는다. 이러니 고객이 혼란스럽지 않을 수 없다. 세일이 끝났다고하는 프레야타운의 일부 상점은 최근에도 『세일가격으로 주겠다』면서 손님을 부르고 있다. 밀리오레의 류도원차장은 『가격을 매겨 놓으면 타 상가에서 이보다 싼 가격을 제시, 손님을 뺏아간다』고 하소연 했다. 여러 상인들이 같은 공장에서 똑같은 물건을 받아다 팔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다. 이와관련 삼성경제연구소 김양희(金良姬)수석연구원은 『상가마다 공장-매장이 직결되는 유통시스템을 구축, 자기만의 상품을 고객앞에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편의시설 태부족 『지난해말 친구들과 함께 동대문에 쇼핑하러 들렀는데 제대로 다리를 쉴만한 곳이 없어 고생만 죽도록 했다』. 부천에 사는 40대 주부 P씨의 경험담이다. 동대문 시장에서 쇼핑하기 위해서는 체력이 필요하다. 쉴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각층에는 매장만 빼곡이 들어차 있어 쇼핑하다 지치면 계단에 쪼그리고 앉아 숨을 돌릴 수 밖에 없다. 물품보관소가 있다고는 하지만 한평도 안돼 언제나 꽉차 있다. 가지고 온 짐에다 새로 산 물건꾸러미까지 바리바리 챙겨들고 매장을 뚫고 다녀야 한다. 옷갈아 입을 탈의시설도 태부족. 한층 매장이 200개에 넘지만 탈의실은 3~ 4개에 불과하다. 디자이너 J씨는『바지를 한번 입어보고 싶다고 하니 주인이 매장안에서 긴치마를 위에 입은후 갈아입으라고 해서 황당했다』며 『패션 쇼핑몰에 걸맞는 편의시설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김희석기자VB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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