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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세계경제 어디로] <3> 리사 샬럿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CIO

글로벌 리더십 사라진 G제로 시대… 경제 불확실성·리스크 더욱 커질것



G7 재정위기에 G20은 공조 한계… 투자도 국가보다 기업에 초점둬야
유럽은행 쇠퇴, 이머징 금융사에 기회… 미국 경제 5년후엔 훨씬 좋아질것
선진국 국채 안전자산 못 될수도… 저금리로 부동산·금 등이 투자 대안


"글로벌 리더십이 부재한 G제로(G0) 시대를 맞아 투자자들은 유연성과 다양성 갖춰야 합니다. 국가보다는 기업을 보고 투자해야 합니다".

리사 샬럿(49)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글로벌웰스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ㆍChief Investment Officer)는 지난 30년간 세계를 이끌었던 글로벌화(globalization)가 변곡점을 맞았다고 지적했다. 샬럿 CIO는 지난 6월 미국의 유명 컨설팅업체인 유라시아그룹의 이언 발머 대표와 함께 'G제로 시대의 성장을 찾아서(Seeking Growth in G-Zero World)'라는 보고서를 발간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앞으로 불확실성과 리스크가 더욱 커질 것"이라며 "G제로 시대에는 과거의 투자 패러다임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새로운 투자기회는 위기를 적극적으로 헤쳐나가고 있는 국가들과 성장하는 이머징시장의 중산층을 파고드는 기업들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랠리를 지속하고 있는 미국 등 선진국 국채에 투자하는 것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 경제에 대해서는 기업들이 역사적으로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고 혁신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1년을 내다보기는 어렵지만 5년 후에는 훨씬 더 나아질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지난달 16일 뉴욕 맨해튼 남단에 위치한 월드파이낸스센터의 메릴린치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가졌다.

-G제로 시대를 어떻게 규정할 수 있을까요.

▦지난 30년간 세계의 화두는 글로벌화였습니다. 국경을 넘어 광범위한 교역과 혁신이 일어났습니다.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엄청난 부가 창출돼 가난과 질병은 줄어들었고 이데올로기 장벽은 허물어졌죠.

그러나 이제 글로벌화의 끝이라고는 단언할 수는 없지만 변곡점을 맞은 것은 분명합니다. 금융위기 이후 세계를 주도해온 선진국들의 영향력은 갈수록 쇠퇴하고 있어요. 글로벌 리더십의 부재입니다. 모든 현안들을 협상에 의해 처리해야 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는 더 큰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증폭시키게 될 것입니다. 주요7개국(G7)은 자신들의 재정적인 문제에 사로잡혀 있는 반면 주요20개국(G20)은 너무 많은 국가들로 구성돼 있어 행동통일이 어렵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보여줬던 공조는 더 이상 없을 것입니다.

-G제로 시대의 바람직한 투자방식으로 다양화를 제시했는데요.

▦성공적인 투자는 글로벌화의 이점을 최대한 이용하는 기업과 산업ㆍ국가를 찾는 것이 가장 우선순위였습니다. 시대가 변하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도 변해야 합니다. 어제의 전제와 환경에 맞춘 투자전략은 더 이상 통하지 않아요.

G제로 시대에도 다른 나라들에 비해 한결 빠르게 성장하는 나라들이 있습니다. 이들 국가들은 일부 국가들에 의존하는 대신 교역을 다양화함으로써 성장잠재력을 높였고 위기 대응력 키웠습니다. 투자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유연성과 다양성을 갖춰야 하고 보다 다이내믹한 자산배분이 필요합니다.

-구체적으로 유망한 투자대상은 어떤 것이 있나요.

▦(미국 투자자라면) 해외 주식과 채권으로 눈을 돌려야 합니다. 호주 채권이나, 싱가포르 은행이 발행한 채권, 인도네시아와 브라질의 상장지수펀드(ETFs) 등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지역별 또는 국가별 트렌드 변화에 초점을 맞춘 투자도 괜찮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성장하는 이머징시장의 중산층을 겨냥한 업종이죠. 자동차, 정보기술(IT)뿐 아니라 제약이나 서비스ㆍ건강ㆍ교육 등이 테마가 될 수 있습니다. 국가보다 기업에 초점을 맞출 필요도 있습니다. 침체를 지속하고 있는 유럽에서도 이머징마켓에서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 트리플 A 채권은 국채가 대부분이었지만 이제는 최고 등급을 받는 채권은 국채가 아니라 기업들에서 나오고 있어요.



-부동산ㆍ금 등 대안투자에 대한 견해는 무엇입니까.

▦메릴린치는 최근 부동산에 대한 투자의견을 올렸습니다. 극단적인 저금리와 부동산 소유에서 나오는 임대수입을 감안한 것이죠. 현금ㆍ국채를 보유한 데 따른 마이너스 수익률에서 벗어날 수 있는 대안이죠. 금이나 석유도 투자전망이 좋다고 봅니다. 중앙은행들이 다시 돈을 찍어내면서 디플레이션의 우려가 사라질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미국ㆍ일본ㆍ독일 등의 국채가 안전자산으로 랠리를 보이고 있는데요.

▦지금 미 국채 10년물의 수익률은 1.5%에 불과한 반면 다우지수 종목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종목의 배당수익률은 이를 웃돌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지난 65년 사이에 단 두 번뿐이었고 이후에는 주식 가격의 상승이 뒤따랐습니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일부 국채들의 랠리는 예상보다 연장되고 있는데 사실 일부에서 믿는 것처럼 그렇게 안전자산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재정절벽(Fiscal Cliff ㆍ정부의 재정지출이 갑작스레 줄거나 중단돼 발생하는 경제 충격) 문제가 미 국채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요.

▦미국에 있어 국채 수익률의 하락은 '안전자산의 저주(safe haven curse)'입니다. 지난해 시장이 미 국가신용등급 강등, 재정적자 감축을 둘러싼 논란에도 불구하고 국채에 신뢰를 계속 보냈다는 점을 정치권은 기억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재정적자 감축에 대한 합의는 수년간 미뤄질 수 있으며 재정절벽 문제 역시 긴축과 재정적자 축소를 하지 않는 식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재정절벽의 리스크가 과장돼 있으며 이에 대한 우려가 커질수록 정치권이 해법을 찾게 될 것입니다.

-이런 점까지 감안해 미국 경제를 전망해 주시죠.

▦당장 앞으로 1년 동안은 힘들 수도 있겠지만 5년 후는 매우 긍정적이라고 봅니다. 미국 기업들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글로벌 성장률이 3.5%에 그치고 미국의 성장률은 2%에도 못 미치지만 미국 기업들은 막대한 규모의 이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저금리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기업들의 구조변화도 한결 용이합니다. 이 밖에 천연가스 개발 등을 통해 미국의 대외 에너지 의존도가 줄어든다는 것과 높은 노동시장의 유연성도 기업들의 활동에 좋은 조건입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미국 주식시장 전망도 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유럽 문제로 넘어가 보죠. 금융기관들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유럽은행들의 상황을 어떻게 평가합니까.

▦미국의 은행들은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매우 건전해졌습니다. 대차대조표는 깨끗해졌고 유동성도 무척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유럽은 여전히 나아진 것이 별로 없고 정책적 대응도 늦고 있습니다. 높은 레버리지 상태도 여전합니다. 유럽은행의 자산 대 자기자본비율은 30대1로 미국의 두 배가 넘습니다. 자기자본 확충 등 근본적인 개혁이 지체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유럽 각국의 정부와 은행들 사이의 밀접한 관계입니다. 각 정부들은 자국의 은행들을 보호하는 데 급급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은행의 주주나 채권보유자들도 손실을 봐야 하지만 정부들은 이에 대해 주저하고 있다는 판단입니다. 유럽의 불안정한 상황은 계속될 것입니다. 지난 20년간 글로벌 금융을 주도해온 유럽은행들은 위축될 수밖에 없고 이는 미국계 은행과 이머징국가 은행들에는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여집니다.

-마지막으로 질문입니다. 미국처럼 한국 역시 베이비붐 세대들이 은퇴 대열에 들어섰습니다. 이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개인투자자들은 앞으로 5년간, 그리고 다시 5년에서 10년 사이 및 그 이후에 얼마만큼의 소득이 필요한지를 따져보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합니다. 주택을 새로 구입할 것인지, 자녀나 손자들의 교육에 얼마나 많은 자금이 소요될 것인지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투자에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소득과 필요한 현금흐름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짜게 되면 원칙에 따라 전체적인 투자계획을 실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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