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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중시…"금리인상 기조 바뀌나" 촉각

■ 새 FRB의장 버냉키 지명<br>"정책 연속성 유지 최우선" 당분간 급격한 변화 없을듯<br>"무리없는 인선" 평가…'인플레 목표제' 도입은 불투명

벤 버냉키

앨런 그린스펀


미국을 이끌어나갈 새 ‘경제 대통령’으로 낙점된 벤 버냉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의장에게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내년 1월 말로 임기를 마치는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후임에 벤 버냉키 의장을 지명한다고 밝혔다. 버냉키 지명자는 상원 인준과정이라는 최종 확정과정을 남겨놓고 있지만 ‘무리 없는 인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 차기 FRB 의장에 무난히 오를 전망이다. 월가(街) 전문가들은 버냉키 지명자가 ‘인플레이션 목표제’등 민감한 부분을 제외하고 통화ㆍ금리정책에서 그린스펀 의장과 같은 입장을 견지한 점을 강조하며 단기간 내 급격한 정책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물가상승 위험보다는 경제성장을 중시하는 ‘성장론자’여서 지속적인 금리인상 정책에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경제정책 중심이 물가에서 성장으로 이동=버냉키 지명자가 내년 2월 취임 이후 금리운용의 방향을 바꿀 가능성은 낮다. 지난해 6월부터 이어져온 지속적인 금리인상 정책을 바로 중단할 경우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을 안겨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가 24일(현지시간) “의회 인준을 받는다면 그린스펀 시대에 세워진 정책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데 최우선순위를 둘 것”이라고 언급한 것은 당분간 정책변화 없이 기존 정책을 이어갈 것이라는 점을 금융시장에 확인시킨 것이다. 하지만 FRB 이사 시절 대표적인 비둘기파로 공격적인 금리인상에 난색을 표명했고 현재 미국경제의 인플레이션 압력도 잘 제어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버냉키가 금융정책의 초점을 서서히 물가에서 성장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그는 금융시장에서 ‘인플레이션 파이터’가 아니라 ‘디플레이션 파이터’로 정평이 나 있을 정도로 경제성장을 중시하는 인물이다. 버냉키는 다른 FRB 이사들이 고유가에 따른 물가지표 불안을 이유로 인플레이션 억제에 공격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는 것과 달리 “근원 인플레이션은 잘 억제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진단에 미묘한 차이를 보여왔다. 월가의 페드워처(Fed Watcher)들이 내년에는 FRB의 지속적인 금리인상 행진에 궤도수정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인플레이션 목표제 도입은 불투명=버냉키 지명자는 ‘인플레이션 목표제(Inflation Targeting)’를 도입해 안정적인 인플레이션 전망을 수립하고 여기에 기초해 고용과 투자 등 경제정책을 운용해야 한다는 일관된 주장을 펴고 있다. 하지만 그린스펀 의장과 일부 FRB 이사들은 인플레이션 목표제를 도입하면 급격한 경기변동시 유연한 통화정책을 집행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어 합의점 도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버냉키 지명자는 최근 ‘인플레이션 목표제’ 대신 ‘적절한 장기 인플레이션율’이라는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반대파들의 반발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목표’라는 용어를 빼고 구체적인 기간도 명시하지 않을 정도로 새로운 제도에 강한 집착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가 FRB의 인플레이션 목표치 수립을 위해 무리하게 FRB 내부의 반대세력 규합에 나설 경우 상당한 저항과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월가 분석가들은 버냉키의 지명으로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투명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가 직설법을 선호하기 때문에 금융시장에 중앙은행의 의도와 정책 방향성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버냉키호(號) 과제 만만치 않아=버냉키의 지명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경제를 중시하고 금리정책이 보다 ‘온건’하게 이뤄질 경우 달러화 약세를 초래, 딜러화 자산의 가치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3원10전 떨어진 1,055원에 장을 마감하고 엔ㆍ달러 등 아시아 통화에 대한 환율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는 등 달러화 약세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바클레이즈캐피털의 데이비드 우 수석전략가는 “버냉키는 온건적인 금리정책을 선호하고 있어 그의 지명은 미 달러화에는 악재”라며 “의회로부터 공식 인준을 받을 때까지 달러화는 약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실물경제에 대한 경험부족과 시장 장악력이 아직 검증되지 않은 점 등도 그가 극복해야 할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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