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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회담 지속돼야

북한 핵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북ㆍ미ㆍ중 3자회담이 성과 없이 끝났다. 제임스 켈리 미국측 대표는 25일 한국을 방문, 이 회담에서 북한측이 핵무기 보유사실과 사용 후 핵 연료봉 8,000개의 재처리 사실을 시인한 과정을 우리측에 설명하고 대응방안을 협의했다. 북한의 핵무기보유 사실의 시인은 지난해 10월 핵무기개발 사실의 시인으로 인해 촉발된 현재의 북한 핵 사태를 전혀 다른 국면으로 전환시킬 수도 있는 위험스러운 사태 발전이다. 물론 이번회담은 다자회담으로 가기에 앞서 북한과 미국이 상대방의 의중을 타진하는 예비회담의 성격을 띠었다. 따라서 문제를 해결하는 회담이라기 보다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위한 회담이었는데 긴장의 요소만 가중시킨 채 다음 회담개최 일정도 잡지 못하고 끝나게 돼 깊은 우려를 갖게 된다. 미국 정부 내에서도 북한 핵 처리에 대해 강ㆍ온파가 갈려있는 상태에서 핵무기보유사실 시인이 김정일 정권의 축출을 주장하는 강경파에게 공격의 빌미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북한이 핵무기 보유 사실을 시인한 정황을 살펴보건대 보유의 진위여부는 물론 사실시인의 진의 여부도 모호하기 짝이 없다. 이 발언은 북한측 이근 대표가 미국측 제임스 켈리 대표를 공식 회담장이 아닌 별도의 자리로 불러내 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이 같은 발언의 의도에 대해 북한이 외교협상에서 흔히 써온 `벼랑 끝 전술`이 아니냐는 관측이 유력하다. 조지 부시 미국대통령과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북한이 협박전략을 쓰고 있다면서 `잘못된 방향`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이 발언에 협상의지가 함축됐는지를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핵무기보유 시인과 함께 보유핵무기의 양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체제보장만 된다면 핵무기를 미국에 넘겨줄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북측이 이번 협상에서 제시했다고 밝힌 `새롭고 대담한 제의`와도 연관이 있어 보인다. 미국측이 북한의 어떤 협박에도 대응을 하지 않겠다고 강경입장을 밝히면서도 발언의 진의를 충분히 파악해 대응하겠다는 것은 진지한 자세다. 미국이 앞으로도 그 같은 자세를 견지해 주기 바란다. 북한도 핵무기보유가 체제유지의 수단이 아니라 체제붕괴 수단에 불과하다는 점을 깨닫고 하루 속히 폐기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베이징회담이 성과 없이 끝남에 따라 단기적으로 우리경제에 타격이 우려된다. 당장 증시에서 주가가 급락했고, 외환시장에서 원화가치도 크게 떨어졌다. 국제신용평가 기관들의 한국신용도 조사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을까도 걱정이다. 지금 사스 파동으로 중국을 비롯해 아시아 경제가 타격을 받고 있는 때에 북한 핵으로 인한 지정학적 긴장사태가 초래되지 않도록 외교적 총력대응이 요구된다. <김문섭기자 cloone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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