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미, 박세리, 김미현, 장정…. 이번엔 누굴 응원해야 하나?’ 골프 팬들은 이번주 행복한 고민을 해야 할 것 같다. L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을 앞두고 한국 및 한국계 우승후보들이 저마다 우승 집념을 불태우는 데다 대부분 상승기류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대회는 3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영국 랭카셔주 블랙풀의 로열리덤&세인트앤스(파72ㆍ6,463야드)에서 개막한다. 이번에도 시선은 ‘1,000만달러 소녀’ 위성미(17ㆍ나이키골프)의 프로무대 첫 승 달성 여부에 쏠린다. 사실상 프로 첫해인 올 시즌 위성미는 출전한 6개 대회에서 100% ‘톱5’에 입상하는 빼어난 성적을 냈다. 하지만 향상된 플레이와 눈부신 성과도 아직 우승이 없다는 이유로 평가절하되는 느낌이다. 때문에 첫 승을 메이저 타이틀로 장식하겠다는 위성미의 각오는 남다르다. 비록 단 1타차로 우승은 놓쳤지만 지난주 에비앙마스터스에서 안정된 플레이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영리해진 코스공략법도 까다로운 링크스코스에서 효과를 발휘할 전망이다. 부활한 박세리(29ㆍCJ)는 더욱 기대되는 우승후보다. 지난 2001년 이 대회 우승을 안았고 2003년에는 이번 대회장인 로열리덤&세인트앤스에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에 이어 1타차 준우승을 차지해 코스와 궁합도 맞다. 맥도널드L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슬럼프를 벗어난 박세리는 이후 4개 대회 연속 ‘톱10’에 올라 위세를 완전히 되찾았다. 김미현(29ㆍKTF)도 시즌 2승의 가파른 상승세를 바탕으로 ‘메이저 퀸’ 대열에 합류하겠다며 욕심을 내고 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던 장정(26ㆍ기업은행)은 2002년에도 공동4위를 기록하는 등 링크스코스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안시현과 한희원, 이미나 등도 주목할 만하며 22명에 달하는 한국인 또는 한국계 선수 중 누구든 우승한다면 ‘한국군단’은 사상 첫 단일시즌 10승 합작의 기념비를 세우게 된다. 하지만 이번에도 소렌스탐과 캐리 웹(호주),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등의 경쟁자들을 제쳐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2003년 같은 장소에서 우승했던 소렌스탐은 자신감에 차 있고 에비앙마스터스에서 시즌 3승째를 올린 웹은 충천한 사기로 브리티시여자오픈 4번째 우승에 도전장을 냈다. 오초아는 첫 메이저 타이틀 획득과 함께 웹에 내준 상금랭킹 1위 탈환을 이루겠다는 각오다. 한편 대회가 열리는 로열리덤&세인트앤스골프장은 남자 브리티시오픈을 10차례나 개최한 명문 코스이다. 전형적인 해안 링크스코스로 강한 바닷바람과 200개가 넘는 항아리 벙커, 깊은 러프로 무장하고 있다. SBS골프채널이 매일 밤 생중계한다. 방송시간은 3ㆍ4일 10시, 5일 11시30분, 6일 11시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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