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인치대 LCD TV, 100만원 '고지' 넘본다

30인치대 LCD TV, 100만원 '고지' 넘본다 델, 미국 시장에서 30인치 150만원에 판매…국내시장도 영향 미칠 듯 세계 최대 디지털 TV 시장인 미국에 100만원 중반대 30인치대 LCD TV가 등장, 국내에서도 30인치대 디지털 TV 100만원대 시대가 닥칠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업계 등에 따르면 세계 최대 PC판매업체인 델은 최근 자사 홈페이지(www.dell.com)를 통해 미국 시장에서 30인치 HD급 LCD TV 가격을 불과 한달여만에 1천999달러에서 1천499달러로 다시 인하, 가격 파괴 의 `선봉'에 섰다. 26인치 LCD TV 가격도 1천599달러에서 1천299달러로 내려 한화로 환산하면 30인치 LCD TV가 150만원선에, 26인치가 130만원선에 팔리는 셈이다. 소니의 32인치가 2천186∼3천999달러, 샤프의 26인치가 1천348∼1천999달러에 각각 미국에서 유통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가격이 아닐 수 없다. LCD TV 가격 하락이 거듭되면서 현재 32인치 LCD TV의 국내 판매가는 삼성 270만원 안팎, LG 290만-310만원이며 가격 하락세를 주도해온 중견업체 제품들도 디보스가 249만∼286만원, 이레전자는 199만원에 시판되고 있다. 델이 LCD TV 부문에서 한국과 일본 제품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가격파괴에 나선 것은 갈수록 경쟁이 격화되는 디지털 TV 시장에서 후발주자의 한계를 딛고저변을 넓히기 위한 차원이다. 델은 지난 2003년 뒤늦게 TV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지난해 4분기 세계 LCD TV 시장내 점유율이 0.8%에 그치는 등 아직까지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델은 최근 한국시장에서 브랜드 제품 가격으로는 국내 최저가인 79만9천원(부가세 별도) 짜리 노트북PC와 39만9천원 짜리 데스크톱PC를 동시에 출시, 충격파를 던지기도 했었다. 아직까지는 TV 부문 브랜드 파워나 품질 면에서 델이 세계 주요 업체들에 비해 한참 떨어지는 수준이라 델의 `저가 공세'에 당장 다른 메이커들이 동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는 않지만 궁극적으로는 가격 인하를 가속화시킬 전망이어서 향후 가격 추이가 주목된다. 업체간 디스플레이별 경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소니, 삼성 등 프리미엄 메이커들의 입장에서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델에 질세라 세계 2위 PC업체인 HP도 최근 LCD TV 3종 등 신제품들을 출시, TV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며 공공연하게 `저가 리더가 되겠다'고 선언, 가격전쟁을 선포한 상태여서 주요 LCD TV 업체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세계 최대 TV 시장인 미국에서 일단 가격 경쟁이 점화될 경우 전세계적 `도미노'효과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국내에서도 `32인치 LCD TV 100만원 시대가 곧 다가오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해 초 "올해 30인치대 LCD TV 가격이 1천500-2천달러대로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삼성, LG 등 국내 업체들의 LCD TV 부문의 채산성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지만 업체들은 수요 증대가 가격인하폭을 상쇄하면서 오히려 판매 증진의 `호재'가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삼성의 7세대가 지난달 양산에 들어간데 이어 LG필립스LCD도 내년초 7세대라인 가동에 돌입, 30인치 이상의 대형 LCD 패널 생산량은 향후 큰 폭으로 늘어날전망이며 가격 하락 속도도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델의 이번 가격정책은 고가로만 인식돼온 LCD TV의 대중화 원년을 여는 본격적인 신호탄이 될 수 있다"며 "대형 LCD TV의 수요를 대대적으로 촉발시킬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입력시간 : 2005/05/05 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