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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 청약예·부금 가입자 '청약할 곳이 없다'

가점제 시행 2008년전까지 수도권 대단지 청약 '품귀'<br>"해지하고 싶다"...통장 무용론 대두

전용 25.7평 이하 청약이 가능한 청약예금에 가입한 경기도 고양시 행신동에 사는 안모(38)씨는 요즘 분양 생각만하면 울화가 치민다. 올 봄 판교신도시 중소형에 청약했다가 떨어진 뒤 다른 신도시나 택지개발지구를 찾고 있지만 마땅히 청약할 만한 곳이 없는 것이다. 오는 2008년부터 가점제가 적용된다고 하지만 딸린 식구는 부인과 아들 하나 뿐이고, 최근까지 시골에 집을 한채 갖고 있다가 팔아 무주택 기간에서도 불리하다. 안씨는 "살고 싶은 택지지구나 신도시는 온통 청약저축 가입자 몫이고, 서울의 재건축 아파트는 사업이 중단돼 있거나 후분양으로 가점제가 적용되는 2008년 이후 분양이 부지기수"라며 "청약예금을 해약할까 심각하게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서울과 수도권의 200만-300만원짜리 청약예.부금 가입자를 중심으로 청약제도에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가점제에서 불리한 현행 일반 1순위자 사이에는'통장 무용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지난 3월 판교 중소형 이후 가점제 시행 전까지 서울.수도권 남부의 택지지구 중에서 청약할 수 있는 곳이 별로 없고 당첨확률도 희박해서다. ◇ 택지지구.신도시 청약저축 잔치 = 서울에서 분양할 발산.장지.강일택지지구는 특별공급분을 제외하고 나오는 중소형 일반분양분은 청약예.부금 가입자에게 청약 기회가 없다. SH공사가 땅을 수용해 개발하는 택지지구의 중소형은 모두 청약저축 가입자 몫이다. 수도권 요지에 위치해 올 연말 분양을 앞두고 관심이 쏠리고 있는 의왕 청계.성남 도촌 택지지구는 주공이 개발하는 국민임대 단지여서 20-30평형대 분양 물량 모두 청약저축 가입자만 해당된다. 판교 낙첨자들이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송파신도시도 공영개발 지구여서 전용 25.7평 이하 청약예.부금 가입자에게 돌아올 몫이 없거나 적을 공산이 크다. 송파신도시 전체를 공영개발할 지 일부만 할 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중소형의 상당수는 공영개발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파주신도시 1단계, 김포 양곡지구 등은 2007년에 분양될 것으로 보이지만 수도권 남부 택지지구에 비해 선호도가 낮다. 내년도 용인 흥덕지구 등 인기지역에 일부중소형 물량이 있다고 해도 가점제 도입 전에 청약하려는 사람들이 몰려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 재건축.뉴타운도 마찬가지 = 서울지역의 대단지 민영 아파트 단지가 될 재건축과 뉴타운 사업도 대부분 2008년 가점제 시행 이후 분양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강남구 개포지구, 송파구 둔촌지구, 가락 시영, 강동구 고덕지구(고덕1단지 제외) 등 저층 재건축 단지의 경우 개발부담금.기반시설부담금 등의 규제로 대부분 사업 추진이 중단된 상태고, 후분양이 적용돼 공정의 80% 이상 지어야 일반 분양을 할 수 있다. 뉴타운 역시 시범지구중 은평, 길음, 왕십리 뉴타운을 제외하고는 아직 개발계획도 확정하지 못한 걸음마 단계다. 오는 9월부터 SH공사가 분양할 서울 은평뉴타운(1만4천여가구)은 토지를 전면 수용한 공영개발 방식으로 진행돼 역시 청약저축 가입자만 해당된다. ◇가점제 불리한 청약대기자 '난감' =이 때문에 중소형 민영 아파트 청약 대기자들로부터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청약부금 가입자의 실망감이 크다. 청약예금 가입자는 그나마 중대형 평형으로 증액할 수 있지만 청약부금 가입자는 증액도 불가능하다. 청약예금 가입자도 못마땅하긴 마찬가지다. 유통업체에 근무하는 박모(34)씨는 "주위에서 청약예금 증액을 권하지만 그것도 중대형 평형 분양가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나 가능한 경우"라며 "분양대금도 못 낼 바에 무리하게 예치금을 늘려 은행에돈을 묻어놓을 필요가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부사장겸 연구소장은 "중소형 청약예.부금 가입자는 수도권 남부 인기지역에서 '분양가상한제'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물량이 많지 않고 있더라도 경쟁이 쏠려 당첨이 쉽지 않다"며 "가점제에서 불리한 사람들은 청약을 포기하고일반 주택 매매로 방향을 선회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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