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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이슬람 발언' 유감 표명

이슬람권 단체 "충분한 사과" "실수 인정해야" 반응 엇갈려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이슬람교를 폭력적 종교’라고 암시한 자신의 발언으로 이슬람권의 반발을 초래한 데 대해 직접 유감을 표명했다. 1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베네딕토 16세는 여름 거처인 로마 외곽 카스텔 간돌포에서 자신을 알현한 가톨릭 신자들에게 “(이슬람교에 대한 발언들은) 중세의 책을 인용한 것이지 내 개인적인 생각을 표현한 것이 아니다”며 “이슬람권 일부 국가의 반응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deeply sorry) 생각한다”고 밝혔다. 교황은 “나의 해명이 (이슬람 교인들의) 마음을 진정시켜주고 내 강론의 진정한 의미를 밝히는 데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교황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 12일 레겐스부르크 대학 강연에서 이슬람교를 ‘사악하고 잔인한 종교’로 표현한 옛 문헌을 인용한 데 대한 사실상의 사과로 풀이된다. 교황의 직접 유감 표명에 대해 이슬람 단체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이집트의 최대 야권조직이자 대중단체인 무슬림 형제단의 모하메드 하비브 부대표는 “우리는 교황이 이슬람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비전도 설명해주기를 바랐지만 이번 유감 표명 발언을 충분한 사과로 간주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니파의 최대단체인 알아자르의 마흐무드 아슈르 전 대표는 “유감 표명은 충분치 못하다”며 “교황은 솔직하게 사과하고 자신의 실수를 인정해야 했다”고 말했다. 당초 교황은 자신의 이슬람교 관련 발언으로 이슬람권에서 반발이 확산되자 교황청을 통해 간접 사과하는 것으로 사태를 수습하려 했다. 그러나 이슬람권에서는 교황이 직접 사과를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집트와 쿠웨이트, 모로코, 수단 등에서는 주바티칸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했고, 팔레스타인 등지에서 폭력사태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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