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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시장 풍향계] '물가'보다 '경기'에 초점 맞출듯
입력2008-04-13 17:42:34
수정
2008.04.13 17:42:34
현재 채권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경기와 물가다. 두 요인이 비슷한 비중으로 금리에 상반된 영향을 미치면서 금리 예측을 어렵게 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반영하듯 지난 10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 금리를 5%로 동결하면서 한국은행 총재가 경기와 물가에 대한 여러 코멘트를 했다.
한국은행 총재의 코멘트에 따르면 내수 부문의 증가 속도가 떨어지고 있고 국외 여건이 상당히 나빠지고 있어 경기 상승세 둔화 조짐이 보이는 반면, 물가는 현재 관리 목표 수준 보다 높지만 연말로 가면서 안정된다는 것이다. 즉 경기와 물가가 상반되게 영향을 미쳐서 한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집행하기가 어려움을 시사한다.
4월 금통위 이전에 원자재, 유가 상승에 따라 물가 상승 우려가 커졌던 것에 비해서 금통위가 경기 둔화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금통위 직후 시장은 강세가 이어졌다. 이는 세가지 원인에 근거한다. 첫째, 이명박 대통령이 경기 부양에 무게를 둔 발언을 하면서 정부의 정책 스탠스가 금리 하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둘째, 5월부터 3명의 새로운 금통위 위원이 임명돼 활동하기 때문에 기존 금통위와는 다른 통화정책이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셋째, 최근 발표된 제반 지표에서 경기 상승세 둔화가 확인되고 있다는 점이다. 3개월 연속 하락한 선행지수를 비롯해 동행지수마저 전월 대비 하락하였다. 또 4월초에 발표된 소비자 전망조사에서도 소비자 기대지수가 기준치 100에 미달, 경기 상승세 둔화 우려를 확신하는 계기가 되었다.
채권 시장에서는 정책 금리인하 기대 심리가 빠르게 반영되며 국고채 3년, 5년 금리가 정책 금리와 역전, 시장의 기대가 다소 앞서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시장의 긍정적인 기대에 편승하는 것은 다음 몇 가지 이유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 우선 기존까지 보수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해온 한국은행이 정책 금리인하를 시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실시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또 그동안 공격적인 정책 금리 인하를 해왔던 미국은 앞으로 추가 정책 금리인하 여지가 크지 않아 우리나라에 미치는 금리 하락 압력이 다소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지난 1월 금통위 이전 정책 금리인하 기대에 시장이 먼저 반응했으나, 예상보다 높은 물가 지수 때문에 기준 금리가 동결되면서 시장이 약세로 돌아섰던 경험을 생각할 때 단기적으로는 관망적인 자세를 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장은 여전히 중장기적으로 물가보다는 경기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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