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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쟁 뒷짐진 한국號

전세계가 3년째 불황에서 헤어나지 못하면서 경제 전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은 90년대 거품 경제가 붕괴되자 2001년에 대규모 금리 인하정책을 썼지만, 먹히지 않았다. 그러자 재정정책을 썼고, 그것도 소용이 없자 달러 절하라는 마지막 수단을 선택했다. 달러 절하는 헤지펀드의 대부 조지 소로스가 비난했듯이 “이웃나라를 가난하게 하는 정책”이다. 미국은 85년 플라자 합의에서 강요적 분위기로 달러를 절하함으로써 일본 경제를 누르고 일어섰고, 이젠 시장의 힘을 이용해 달러를 인위적으로 절하하고 있는 양상이다. 독일과 프랑스 경제가 미국 경제보다 악화돼 있는데도 달러가 하락하는 것은 미국 정부의 보이지 않는 시장 조작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이번엔 그 타깃이 독일인 것으로 국제 금융가엔 알려져 있다. 통화 절하는 12개월 후에 절대적인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 경제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달러 절하를 통해 미국 경제는 회복력을 갖게 되지만, 독일은 일본처럼 장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선진국들은 세계 불황을 이겨내기 위해 대외적으로 경제 전쟁을 벌이며, 국내적으로는 시장 개혁 조치를 단행하고 있다. 미국의 공세에 맞서 독일 슈뢰더 총리는 자신의 자리를 내걸고 각종 규제 완화, 복지혜택 축소 등 개혁 조치를 밀어부치고 있다. 지금 한국은 이 세계적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여부에 따라 장래 운명이 결정되는 중대 기로에 서 있다. 역사적으로 어느 시기를 잘 이겨내느냐가 국운 상승의 모멘텀을 형성한다. 중국 경제는 마오 쩌둥 시절에 문화혁명으로 20년간 낙후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뒤늦게 시장 시스템을 도입해 맹렬한 속도로 아시아의 패권을 차지하려 하고 있다. 일본 경제는 세계적인 제조업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시장 개혁이 실패하는 바람에 15년 가까이 슬럼프에 빠져 있다. 국제적으로 경제 전쟁이 전개되고, 자국 이기주의가 판을 치는 이 시점에 한국호는 거꾸로 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선진국들은 살아남기 위해 시장 지향적 개혁에 경쟁적으로 나서는데, 한국에선 이른바 진보 세력의 분배론이 개혁의 이름으로 포장되고 있다. 한국은 지금 세계 불황을 극복하고, 미국과 중국, 일본의 틈바구니에서 살아 남기 위해 파이를 키우는 시장 지향적 개혁이 필요하다. 이 시기를 거꾸로 가다가는 얼마 되지 않은 파이마저 쪼그라들어 나눠먹을 게 없어질 수도 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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