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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품 가치 중국의 1/16… 안목 키워야 하는 이유"

윤철규 한국미술정보개발원 대표 휴비스서 '경영인문아카데미' 강의

서울경제신문 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기획한 경영인문아카데미가 휴비스 전주 공장 사내에 개설돼 18회 강좌의 첫 강연을 지난 7일 시작했다. 강의에 나선 윤철규 한국미술정보개발원 대표가 동양화의 대표 장르인 시의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백상경제연구원

"작품가 차이 관람객 수준에 달려
동양화 격 운치 배워야 아는 것
예술 공부하면 창의적 시선 생겨"

서울경제신문 부설 백상경제연구원 기획
시사 경영서 미술 철학까지 다뤄
"차원이 다른 사내교육 기대 커"


"지난 2월 폴 고갱의 작품이 3억달러(약 3,272억원)에 팔려 세계 최고가를 경신했습니다. 동양에서 가장 비싼 것은 중국 북송시대 문인 황정견(黃庭堅)의 서예로 4억3,680만위안(약 730억원)입니다. 이에 비하면 한국 미술품의 가치는 중국의 16분의1 수준에 그치고 있어요. 작품가의 차이는 사람들의 예술적 수준과 문화적 안목에서 판가름이 납니다. 여러분이 미술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지난 7일 오후 첨단섬유 기업 휴비스(대표이사 유배근) 전주 공장에는 일과를 마친 이 회사 임직원 40여명이 복지관에 모였다. 회사가 마련한 경영인문아카데미 첫 강좌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서울경제신문 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경영인문아카데미를 기획, 휴비스 사내에 처음으로 개설해 강좌를 시작했다. 글로벌 경제 트렌드와 중국의 변화 등 시사 프로그램, 금융과 환율, 전략과 전술 등 경제경영 관련 주제 외에도 미술·철학 등 인문학을 추가해 열여덟 번에 걸쳐 전문가들이 강연을 진행한다. 중간 관리자급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강좌를 개설해 중소중견기업의 임직원을 위한 평생교육 지원과 복리후생 효과도 기대할 수 있어 향후 경영인문아카데미에 대한 기업의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휴비스는 이공계 전공자가 대부분이라 자칫 경직될 수 있는 공장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고 사고의 유연성과 혁신을 꾀하기 위해 시작했다는 것이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첫 강의를 맡은 윤철규 한국미술정보개발원 대표는 '미술로 이해하는 조선의 문화와 역사-시의도(詩意圖)'라는 주제로 풀어나갔다. 윤 대표는 "동양화 좀 안다 하는 사람이라면 '격이 있네' 혹은 '운치가 있네'라며 한 마디 던지는데 격이나 운치는 배우지 않고서는 알기 어렵다"며 "서양미술은 학교에서 배우고 대중매체에 자주 등장해 귀동냥이라도 할 수 있지만 우리 그림은 배울 기회가 적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예술 공부는 교양을 쌓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세상을 달리 보는 창의적 안목을 키워주기도 한다"며 "사고의 유연성 발휘나 발상의 전환에 효과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의는 동양화 특유의 장르인 시의도, 즉 시가 적힌 그림을 이해하는 법으로 이어졌다. 1700여년 전 중국에서 시작한 시의도는 두보·도연명 등의 시구를 그림으로 옮겨놓은 것으로 조선에서는 지난 17세기 이후 본격화했다.



윤 대표는 "요즈음으로 치면 비틀스의 '예스터데이'를 그림으로 표현하고 가사 한 구절을 적어놓은 것"이라며 "조선의 지식인이라면 꼭 알아야 할 유명 시가 적힌 그림이라 서로 학식을 견주며 친분을 쌓는 도구가 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조선의 대표 시의도는 도연명의 '음주' 중 한 구절을 묘사한 겸재 정선의 '동리채국(東籬採菊)'과 '유연견남산(悠然見南山)'이 있다. 그는 정선의 두 작품은 "'음주'라는 시에 '동쪽 울타리 아래 국화꽃 따다가 할 일 없이 남산을 바라보니'라는 대목을 묘사한 것인데 그림만 보면 국화 옆에 노인이 앉아 먼 산을 바라보는 것이 전부"라면서 "그림 속 글자를 읽게 되면 그림을 새롭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강의에 참가한 김 모 부장은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교육이라 흥미진진했다. 한마디로 사내 교육의 혁신"이라면서 "인문학에 관심이 있었는데 회사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해 무척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주=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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