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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 영웅전] 정면승부로 나가다

제5보(66~83)



흑71의 저공 침투. 지금의 배석 상황에서는 가장 유력한 수단이다. 백이 2수를 들여 굳혀놓은 좌하귀를 뿌리째 위협하고 있다. 백74는 다소 헤퍼 보이지만 지금은 최선의 응접이다. 귀를 지키겠다고 참고도1의 백1에 받으면 흑은 일단 2로 달아난다. 백은 3으로 엄습하여 흑의 근거를 박탈하는 궁리를 해야 하는데 계속해서 흑4로 달아나면 좌하귀의 백이 도리어 답답하게 되는 것이다. 백76은 진작부터 노리던 공격의 급소. "이 공격수를 노리고서 좌하귀의 실리를 선선히 내주었던 겁니다."(윤성현) "일단 통렬하군. 상대를 괴롭게 만드는 데는 이세돌이 세계 제일일 거야."(서봉수) 윤성현은 참고도2의 흑1로 참아두고 싶다고 했다. 백2로 차단할 때 흑3으로 슬라이딩해 들어가면 백의 실속은 별것이 없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박영훈은 흑79로 움직이는 강경책을 선택했다. "슬슬 도망가는 피칭은 하기 싫다 이것이지. 그 기백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적어도 타이틀 보유자가 되려면 정면승부를 하는 기백이 필요한 것 아닌가."(서봉수) "하지만 이 코스는 흑도 모험 같아요. 집이 넉넉한 입장이니 버리고 두는 게 현명할 텐데요."(윤성현) 백80으로 누른 수순에 만근의 무게가 실려 있다. 이곳이 틀어 막히자 우변에 떠있는 흑돌들이 허약해 보이기 시작했다. 승부의 고비에 도달한 느낌이다. 흑83. 박영훈이 이곳에서부터 전단을 구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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