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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공조ㆍ경협확대등 실리추구 `코드` 재확인
입력2003-06-08 00:00:00
수정
2003.06.08 00:00:00
노무현 대통령의 이번 일본 방문은 북핵과 경제문제에 관한 한 노 대통령의 코드(Code)가 철저하게 실리쪽에 맞춰져 있음을 재확인시켜 줬다.
노 대통령은 지난 7일 일본 도쿄 영빈관에서 열린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와의 한ㆍ일 정상회담에서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를 강조하며 일본의 교과서 왜곡, 과거사, 유사법제 국회통과, 창씨개명과 관련된 자민당 정조회장의 망언 등을 아예 거론조차 하지 않았다. 이런 결과로 두 나라 정상의 관심은 북핵문제와 한ㆍ일 자유무역협정(FTA), 교류확대로 한정됐다. 노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 대해 “매우 만족하게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 만큼은 당당하게 `노(No)`라고 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국민들이 느끼는 실망도 큰 게 사실이다. 북핵공조와 실질적 교류확대에 대한 합의가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였다면 국가지도자로서 대다수 국민정서를 다독여주지 못한 점은 큰 실수라는 지적이 적지않다.
◇일본 대한(對韓)투자자본, `물꼬`튼다 = 노 대통령을 수행해 일본을 방문중인 윤진식 산업자원부 장관은 이번에 의미 있는 투자신고서를 3장 받았다.
스미토모화학과 해리슨도시바사와 미쯔도요 등 3개 일본 부품ㆍ소재기업이 신규로 한국에 진출하거나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정부는 노 대통령의 방일을 계기로 일본 자본 유치를 크게 확대하기 위해 투자에 따른 인센티브를 대폭 강화할 예정이어서 일본 부품ㆍ소재산업의 한국행이 러시를 이룰 지 주목된다.
올해 초에는 JSR와 닛산화학이 3,000억원과 150억원을 각각 투자해 LCD 핵심 재료인 컬러레지스트와 배양막(폴리이미드)을 생산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ㆍ일 자유무역협정(FTA) 신중히 = 두 정상은 회담에서 “양국간 FTA 체결이 무역과 투자 증진 및 경쟁력을 강화한다”면서 FTA 체결교섭 개시에 대한 원칙적 합의를 이뤘다. 손길승 전경련 회장등 경제5단체장과 일본 경제단체연합회 오쿠다 히로시 회장을 비롯한 경제4단체장 등도 8일 노무현 대통령에게 한일 FTA(자유무역협정) 조기체결을 위한 정부간 교섭이 가능한 이른 시기에 개시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윤진식 산업자원부장관은 이날 FTA 정부간 교섭과 관련, “일본은 연내에 협의를 개시하자고 하지만 사실 협상을 연내에 시작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한일간의 무역 불균형과 산업기술 격차 등을 그대로 놓아두고 자유무역협정으로 바로 갈 수는 없다”며 이렇게 밝혔다.
조윤제 청와대 경제보좌관역시 한일 양국 경제단체의 주장에 대해 “경제계의 입장으로 보면 된다”며 “(다만) 이에 대해 제조업체중 일부는 유보적으로 알고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북핵 문제 = 한일 양 정상은 북핵 문제를 둘러싸고 미묘한 시각차이를 보여 어떻게 조율해 나갈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상회담후 공동기자회견에서 고이즈미 총리는 "대화와 동시에 압력도 필요하며 북핵문제가 더 악화될 경우 일.한.미 3국간 긴밀한 협의하에 더욱 강력하게 대응할 필요성이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노 대통령은 “대화와 압력을 병행해야 하지만 한국 입장에선 대화쪽에 좀더 비중을 두고 말했다”고 밝혔다. 고이즈미 총리는 “북한의 (마약밀수 등) 위법행위에 대한 규제와 단속 등에선 더욱 엄정하게 대처하고자 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문화개방 = 우리 정부는 현재 3차 개방까지 이뤄진 뒤 역사교과서 왜곡 파문으로 중단된 “일본 대중문화 개방을 확대”키로 이번 회담에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18세미만 관람불가 영화
▲국내 미상영 만화영화의 비디오
▲일본어 가창음반
▲게임기용 비디오 게임물
▲드라마.오락프로그램 등 아직 한국시장에 미개방된 일본 대중문화에 대한 사실상 완전개방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도쿄=박동석기자 everes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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