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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잃은 특허전… 연내 극적 타협 가능성

■ 미국법원, 삼성-애플 소송 배상액 절반 삭감<br>"배심원 평결 문제 있다" 14개 기종 새 재판 명령<br>양사 항소 제기하겠지만 일방적 승소 가능성 낮아<br>5억달러선서 합의 전망


미국 법원, 삼성전자 배상금 절반으로 삭감

미국 법원이 삼성전자의 특허침해 배상액을 대폭 삭감하면서 2년을 끌어온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소송전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애플의 미국 내 특허공세가 잇따라 수포로 끝나고 유럽에서는 삼성전자가 승기를 잡고 있어 양사 특허소송의 연내 타결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은 1일(현지시각) 열린 삼성전자와 애플 특허소송 1심 최종판결에서 지난해 8월 배심원이 삼성전자에게 평결한 특허침해 배상액 중 4억5,050만달러를 삭감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애플에게 지급해야 할 배상액은 당초 10억5,000만달러의 절반 수준인 5억9,950만달러로 줄어들었다.

미국 법원은 배심원의 배상액 산정 기준이 적절하지 못했다는 점을 이유로 들어 애플이 요구한 추가 배상 신청도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또 배심원이 특허침해가 인정된다고 판단한 삼성전자의 제품 23종 14종에 대해서는 재심을 결정했다. 루시 고 북부지법 판사는 “양측의 주장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배심원들의 배상평결 일부에서 용인할 수 없는 법률 이론이 적용된 것을 확인했다”며 “삭감된 부분과 관련된 삼성전자 제품 14종의 배상액과 관련해 배심원들의 의도에 근거한 합리적인 배상액 계산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새 재판을 열 것을 명령한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은 지난해 12월 법원이 배심원단 배상액이 잘못 계산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뒤 나온 것이어서 어느 정도는 예견이 됐다. 당시 법원은 “배심원들이 삼성전자의 특허침해 범위를 잘못 계산한 것 같다”며 “애플은 삼성전자의 배상액이 과도하지 않다는 사실을 납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여러 차례 지적된 배심원 평결의 기준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이다.

이번 조치로 삼성전자는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애플에 지급해야 할 배상금이 대폭 줄어든 데다 특허침해로 인정된 제품이 23종에서 9종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다만 양측 모두 항소를 제기할 것으로 보여 최종판결에 이르기까지는 상당 기간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법원이 배심원 평결에서 결정된 배상액 중 일부를 인정하지 않고 새로운 재판을 결정한 것을 환영한다”며 “삼성전자는 법원이 인정한 배상액에 대해서도 내부 검토 후에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미국 법원이 배심원 평결에 제동을 걸면서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소송이 연내에 타결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양사는 그간 세계 각국에서 수십 차례의 공방을 주고 받았지만 애플은 안방인 미국에서 별다른 공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유럽에서는 삼성전자가 잇따라 승전보를 올리고 있어서다.

현지 언론들도 이번 판결이 양사가 특허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단초가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법원의 배상금 삭감은 애플에게는 좌절스러운 것으로 삼성전자와 애플은 이제 서로 승리를 주장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재판에서도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이번 판결은 양사가 합의로 가는 전 단계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그동안 치열한 특허소송과는 별개로 꾸준히 물밑 협상을 벌여왔다. 지난해에는 법원의 명령으로 최지성 삼성전자와 부회장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세 차례 협상을 벌였으나 이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불발로 끝났다. 양사는 공식적으로는 협상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특허 이용료의 규모를 놓고 입장이 엇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협상은 오는 8월로 예정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 판결을 전후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열린 판결에서 ITC는 삼성전자의 특허침해가 일부 인정된다고 밝혔지만 양사 모두 항소를 제기하면서 최종 판결만 앞두고 있다. 문송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특허 로열티 지급을 둘러싸고 양측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설 것으로 전망되지만 기존 특허소송을 봤을 때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승소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최근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내에 5억달러선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이 소송을 매듭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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