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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D-7] 세계각국 입장과 이해득실(중동·호주권)

◆중동ㆍ아랍권 아랍 일반인들에게 부시 대통령은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의 악마적 이미지에 비교된다. 명분없는 이라크 전쟁과 맹목에 가까운 이스라엘 지지정책, 중동 민주화구상이라는 이름의 아랍 길들이기 정책이 부시 정부의 산물들이다. 이같은 일반 주민들의 입장과 달리 아랍 정부의 입장은 복잡하고 미묘하다. 9.11 테러사건으로 "테러리스트들을 배양한 토양"이라는 오명을 쓴 사우디 아라비아는 부시 행정부 출범 후 미국과 가장 현저히 관계가 냉각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우디 정부 관계자들은 민주당의 케리 후보 보다 부시 대통령의 연임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디 때리기'를 주요 선거전략으로 택한 케리 후보가 당선될 경우, 양국 관계가 더욱 나빠질것으로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케리 후보는 사우디 정부가 공공연히 팔레스타인 테러단체들을 지원하고 있다며 더이상 상대하지 않겠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이라크 전쟁 후 미국의 노골적인 위협에 노출돼 있는 시리아, 이란은 말할 것도 없고 이집트 역시 부시 후보의 재선을 내심으로 몹시 걱정하고 있다. 아랍 지도자들은 통상 미국 선거가 돌아올때마다 생소한 후보 보다는 이미 익숙해진 현직 대통령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번은 상황이 다르다. 이라크를 침공하고 임기 내내 샤론 총리와 연대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유혈분쟁을 외면해온 부시 대통령 보다 더 나쁜 선택은 없다는 인식이다. 이집트 최대 이슬람 정치운동단체인 무슬림형제단 지도자 모하마드 하비브는 "(부시)보다 더 나쁜 지도자가 나올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랍 분석가들은 케리 후보가 중동 문제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 않는데 무척 실망하고 있다. 이는 케리후보가 당선되도 부시 대통령의 대중동 정책을 계승할 것이라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반면 케리 후보가 부시의 독선적인 일방주의 정책과 달리 다자주의를 공약하고있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중재하기 위해 고위 특사파견을 약속한데 긍정적인 기대를 거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케리 후보가 당선되면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의 퇴임과 함께 실종된 미국의 중동 정책이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중동ㆍ아랍 국가들은 중동이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의 핵심 에너지 공급원이고,이라크 사태와 팔레스타인 분쟁이 국제사회의 핵심 현안임에도 불구하고 미국 대선과정에서 역내 문제가 철저히 소외되고 있는데 한계를 느끼고 있다. (카이로= 정광훈 특파원) ◆호주ㆍ뉴질랜드 미국과 함께 이라크 전에 뛰어들었던 호주 정부는 은근히 부시를 지지하는쪽이다. 테러와의 전쟁을 대외관계의 우선순위에 두고 있는 호주 정부로서는 부시만큼호흡을 잘 맞추어나갈 수 있는 지도자를 세계 어디에서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존 하워드 총리 정부가 총선에서 승리하자마자 인도네시아와 테러전쟁에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발 빠른 행보를 하면서도 미국이 한쪽 고삐를 단단히 죄어주지 않는 한 테러와의 전쟁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가 불가능하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게다가 하워드 총리로서는 지난 총선 때 격려 메시지를 보내주었던 부시와의 개인적 친분관계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야당은 물론 일반국민들의 정서는 다양하다. 테러와의 전쟁에 어느 정도수긍을 하면서도 이라크 전에 대한 도덕성 문제로 부시가 국제적 비난을 받고 있는 상황을 호주국민들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같은 상황은 뉴질랜드도 마찬가지다. 대체로 차분한 편이긴 하지만 의견들은 사람마다 서로 엇갈리고 있다. 하지만 부시가 이라크 침공을 감행했을 때 앨 고어 전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더라면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해 미국 정부의 항의까지 받았던 헬렌 클락 총리의 마음은 어쩌면 지금도 그때와 크게 다르지 않을지 모른다. (오클랜드<뉴질랜드>= 고한성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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