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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오르는 수입차 시장] 재규어 XJ 5.0 수퍼스포트

역동적 주행·우아한 내부… 최고급 품격 물씬


얼마전까지는'웬만한'수입차라도 차선을 바꾸겠다고 방향지시등을 깜빡이면 옆 차선의 차량들은 멀찌감치서 속도를 줄였다. 접촉이라도 하는 날엔 그 손해가 막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월 1만대 가까이 수입차가 팔리는 요즘엔'웬만한'수입차로는 옆 차선 운전자의 양보를 기대하기 힘들다.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도로에 들어섰을 때 여전히 주위의 운전자들을 긴장시키는 차가 있다. 바로 재규어의 XJ 모델이다.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로 평가받는 이안 칼럼(Ian callum)의 내공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XJ의 외관은 아름다운 존재감이다. 과거 재규어의 '올드'한 디자인은 찾아 볼 수 없지만 클래식한 분위기가 차량 구석구석에서 뿜어져 나온다. 전면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재규어의 눈을 닮은 헤드램프는 역동적이다. 쿠페형으로 미끈하게 떨어지는 루프라인 역시 차를 한번 더 바라보게 만든다. 재규어의 발톱을 형상화했다는 리어램프가 돋보이는 후면은 고유의 엠블럼과 함께 우아하다. 내부에 들어서면 럭셔리한 요트 내부가 연상된다. 무엇보다 내장재의 색감과 질감의 통일성이 돋보인다. 이를 위해 재규어는 센터페시아와 대쉬보드에 사용되는 목재를 한 그루의 나무에서 나오는 것만으로 사용한다. 시동을 켜면 엠블럼만 반짝이던 곳이 계기판으로 변한다. 3D에니매이션인 '가상 계기판'이다. 이번에 시승하게 된 것은 XJ라인 중 최상급인 5.0SC 수퍼스포트. 저속에서의 움직임에는 소리가 없다. 발자국 소리를 내지 않고 천천히 어슬렁거리는 듯한 느낌. 그러다 엔진회전수(rpm)가 3,000선에 다가서면 엔진음이 맹수의 포효처럼 들린다. 강렬한 사운드가 인상적이다. 퇴근 시간이 임박한 올림픽대로는 답답했다. 미사리를 지나면서 계기판의 눈금을 올렸다. 시속 60km에서 130km를 단숨에 찍는다. XJ의 진가는 고속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180km/h 안팎의 속도를 낼 때까지 숨 고르기 한 번 없이 치고 올라간다. 5.0 수퍼스포트는 정지상태에서 100km/까지 가속시간이 4.9초에 불과하다. 510마력에 최대토크 63.8kg.m(@2,500-5,500rpm)를 자랑한다. 가속페달에 힘을 실었을 때 차가 튀어나가는 반동으로 몸이 시트를 파고드는 기분도 일품이다. 이밖에 최대출력 385마력에 최대토크 52.6kg.m(@3,500rpm)로 제로백 5.7초를 기록하는 5.0리터 자연흡기 V8 가솔린 엔진과 디젤엔진으로 최대출력 275마력에 최대토크 61.2kg.m(@2,000rpm)의 힘을 발휘하는 3.0리터 AJ-V6D Gen III가 XJ의 세가지 엔진사양이다. 돌아 오는 길, 라디오에서 스티비 원더의 경쾌한 노래 'Sir Duke'가 나와 볼륨을 높였다. XJ의 자랑 거리 중 하나인 B&W(Bowers & Wilkins) 오디오 시스템이 여러대의 트럼펫과 색소폰의 개성을 놓치지 않고 전해준다. XJ내부에는 2개의 서브우퍼 및 2개의 도어우퍼를 포함한 총 20개의 스피커가 최적의 위치에 장착돼 어느 위치에서도 완벽한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물론 최고의 차를 즐기려면 돈이 많이 든다. FTA발효로 가격이 조금씩 인하되긴 했지만 XJ 라인업 가격은 가장 싼 것(3.0D 프리미엄 럭셔리 SWB)이 1억2,380만원. 가장 비싼 5.0SC 수퍼스포트 LWB는 2억1,5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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