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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카슈랑스 이대로 좋은가] 설계사, 은행영업력에 속수무책

<1부> 3.종속되는 보험산업<br>은행 거미줄 지점망 공세…설계사 대량실업 우려<br>2단계는 보장성·自保등 주력상품 개방 "더 위협"

[방카슈랑스 이대로 좋은가] 설계사, 은행영업력에 속수무책 3.종속되는 보험산업은행 거미줄 지점망 공세…설계사 대량실업 우려2단계는 보장성·自保등 주력상품 개방 "더 위협" • "1단계 정착 5~6년 걸려 방카 확대는 시기상조" “은행에서 보험을 가입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예전보다 발품을 더 파는데도 허탕 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거래하는 은행이 없는 사람이 없고 아는 은행원이 없는 사람도 드물잖아요. 앞으로 보장성보험까지 은행에 내주게 되면 정말로 생계대책을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될 것입니다.” 올해로 보험영업 5년차인 현 모씨는 최근의 보험 영업시장 분위기를 이같이 전했다. 2단계 방카슈랑스 시행일이 다가오면서 보험설계사의 불안감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미 다수의 동료들이 경쟁에서 도태된 후 자신은 ‘정예조직’이라는 자부심으로 영업을 해 왔지만 은행권의 조직적인 영업력 앞에서는 속수무책이기 때문이다. 보험 전문가들은 방카슈랑스에 따른 ‘보험산업의 은행 종속화’는 기존 영업조직의 붕괴에서 시작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판매망을 잃은 제조업체가 대형 유통업체와 수직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밖에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최정호 서강대 교수는 “은행들이 전국 지점망을 활용해 판매공세를 편다면 상대적으로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한 보험 설계사의 대량실직 등 모집조직의 붕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게 되면 보험사들으 사실상 은행에 종속돼 보험상품 납품업자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2단계 방카, 보험권 주력상품 개방=2단계 방카슈랑스 시행으로 판매될 보장성 보험과 자동차보험은 현재 판매중인 연금ㆍ저축 및 화재보험 등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파괴력이 큰 상품들이다. 이 상품들이 바로 설계사 조직을 먹여 살리는 ‘주력 품목들’이다. 생보업계의 경우 종신보험ㆍCI(치명적 질병)보험 등 사망보험과 일부 건강보험을 주축으로 한 보장성 상품은 설계사 수입의 70%를 차지하는 ‘밥줄’이고 자동차보험은 손보업계 영업조직에서 그 비중이 더욱 절대적이다. 특히 자동차보험은 손보사의 대표 상품으로 이를 판매하지 못할 경우 다른 보장성보험의 영업도 급격히 위축될 수 밖에 없다는 게 설계사들의 설명이다. 손보사의 대리점을 운영하는 정모씨는 “자동차보험은 남의 것을 빼앗지 않으며 내 것을 뺏기는 제로섬 게임”이라며 “감독당국의 눈을 피해 할인판매까지 마다하지 않고 있는 것은 자동차보험이 기반이 돼야 장기보험 등 다른 상품도 팔 수 있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설계사 조직 붕괴, 대량실업 우려=보장성 및 자동차보험 판매 시장을 은행권이 급속히 잠식해 설계사들이 ‘무장 해제’되는 상황이 오면 그 파장은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 판매채널의 주축인 설계사 조직이 붕괴되면 실업문제부터 보험사 부실화까지 각종 문제점들이 속출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생보업계는 방카슈랑스가 확대 시행되면 1년 안에 은행권이 보장성보험 시장의 50%를 잠식해 현재 20여만명에 달하는 설계사중 3만여명이 이탈하고 7년 후인 2011년께에는 기존 설계사의 절반도 안되는 8만5,000여명으로 급감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손보업계 역시 자동차보험시장의 35%를 은행에서 판매할 경우 11만명에 달하는 설계사 중 3만명 안팎의 실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험산업의 은행 종속화 불가피=설계사 조직의 붕괴는 가뜩이나 취약한 경제상황에서 ‘실업자 양산’이라는 사회적인 문제로 이어질 것이란 게 보험업계의 우려다. 뿐만 아니라 충성도가 높은 영업조직을 잃게 되는 보험사는 ‘은행으로 종속화’되는 산업구조의 불균형도 야기될 것이란 지적이다. 제조업체가 자체 돗泰뗍?없이 ‘대형 유통업체’에만 판매를 의존할 경우 수수료 결정부터 상품개발, 제품 결함에 대한 보수(A/S)까지 모든 영업과정에서 대형 유통업체의 입김이 커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상묵 삼성금융연구소 정책연구실장은 “은행을 통한 판매가 늘어나면 기존의 판매 채널인 설계사 조직이 와해돼 결국은 보험사가 은행이라는 판매채널에 종속될 수 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은행이 직접 보험업에 나설 경우 상당수의 보험사들이 도태돼 보험업 자체가 은행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불공정한 룰’이 종속화 부채질=보험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불공정한 룰’ 이 보험산업의 종속화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불가’라는 정부의 정??따라 보험사의 은행업 진출이 사실상 봉쇄된 상태에서 방카슈랑스 협상은 일방적일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 실장은 “보험사가 은행에 일방적으로 끌려 다니는 현상이 나오는 것은 보험회사가 은행을 설립하거나 인수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우리나라의 특수한 경쟁환경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성재 외국어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부가 산업자본의 은행소유에 대해 보다 유연한 정책으로 전환해 보험사들이 은행을 소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보유한 감독권 등을 통해 산업자본의 폐해를 막으면서 얼마든지 은행과 보험사가 상호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공정한 룰에 따라 은행과 보험이 경쟁하면 금융산업 발전과 소비자 이익 증대라는 본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입력시간 : 2004-09-07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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